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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취약한 한국 재벌,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6-04 16: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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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경영에 참여를 선언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한국 재벌의 구조적 취약점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대형 투자자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마다 대기업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했다.

  지배구조 취약한 한국 재벌, 외국계 펀드의 먹잇감  
▲ 칼 아이칸
‘기업사냥꾼’이라 불리는 미국 투자가 칼 아이칸은 2006년 KT&G의 지분 6.59%를 확보하고 경영에 적극 개입했다. 칼 아이칸은 주주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KT&G의 자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칸은 그 뒤 KT&G 주식을 매각해 1500억 원의 차익을 손에 쥐었다.

아이칸은 최근 애플의 7대 주주로 올라 애플의 미래 주력사업분야 등의 경영방침을 제의하며 애플의 시가총액을 크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는 2004년 삼성물산 주식 5%를 확보하며 우선주 소각을 요구하는 등 경영진을 공격했다.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오르자 모든 지분을 팔아 300억 원의 차익을 올렸다.

SK그룹의 ‘소버린 사태’도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자산운영사 소버린은 2003년 SK그룹의 SK 주식 14.99%를 확보하고 SK그룹의 경영권 확보 의사를 밝혔다.

소버린은 SK그룹의 계열사 정리와 경영진 교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소버린은 곧 1789억 원에 매입한 지분을 1조1천억 원에 팔아넘기며 9천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리고 빠져나갔다.

이처럼 세계적 투자자들이 한국 대기업의 지분을 확보통해 경영권 개입과 차익실현을 노리는 것은 그룹의 총수들이 적은 지분으로 수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을 소홀히 하는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별로 쓰지 않으면서 총수들이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약점도 안고 있다.

대형 투자자들은 총수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공세를 펼치게 된다는 것이다.

브루스 리 제브라투자자문 CEO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결정이 해외 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을 일깨우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합병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주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일반주주들이 주주권을 행사하기 어려워 대형 투자자가 큰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휘두르는 것에 취약한 구조”라며 “소액주주의 주권보호에 힘쓰는 것이 이런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006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장하성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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