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전기차 지원정책이 확대되고 있어 한국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해외언론과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녹색당의 친환경기조가 전기차 지원 강화정책에 반영되고 있어 에코프로비엠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 김병훈(왼쪽) 권우석 에코프로비엠 공동대표.
독일 등 유럽국가의 전기차 지원정책 강화기조에 따라 성장성이 부각되는 한국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으로는 에코프로비엠, 상아프론테크, 신흥에스이씨, 후성, 천보 등이 꼽힌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빠르게 성장하는 SK이노베이션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고 있어 성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 내에서 배터리 소재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빠르게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 에코프로비엠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산업은 크게 전극소재, 전해질, 분리막 등 소재와 캔, 캡어셈블리 등의 부품, 소재와 부품을 합친 완성품인 셀로 나뉜다.
국내에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은 전기차 배터리 셀을 만들며 에코프로비엠, 후성, 천보 등 소재기업과 상아프론테크, 신흥에스이씨 등 부품기업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기업에 제품을 공급한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기업은 공급받은 소재와 부품을 활용해 완성품을 만들어 유럽 완성차 생산자들에 납품한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포함한 소수 셀 제조기업이 나눠 점유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셀 제조기업들은 폭스바겐, 재규어, 메르세데스, BMW 등 유럽의 주요 전기차 생산자들과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독일 언론 일렉트라이브에 따르면 최근 독일연방 경제부는 2020년 말 이후 가격 3만 유로 이하인 전기차 구매에 지급되는 2천 유로의 보조금을 4천 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택시와 상업용 차량 일부에는 8천 유로의 구매 보조금이 지원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나온 독일 정부의 전기차 지원정책은 유럽의회 선거 전에 나돌던 계획보다 강화한 내용”이라며 “유럽 주요 완성차 생산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둔 배터리 셀기업뿐 아니라 소재와 부품을 비롯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에게 매우 우호적 시장환경이 조성됐다”고 바라봤다.
이런 전기차 지원정책은 유럽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할 것을 주장하는 녹색당의 부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녹색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환경규제 논의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당은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의석수를 기존 52석에서 70석으로 크게 늘렸고 독일에서도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과 기독교사회당 연합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정치세력이 됐다.
최근 독일에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녹색당이 집권당을 누르고 지지율 1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3일 “녹색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교민주당의 텃밭을 처음으로 압도한 여론조사 결과는 독일의 지도층에 기후정책을 얼버무리는 것을 중단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