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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멸종위기, 아이나비의 생존전략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10 20: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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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비게이션 멸종위기, 아이나비의 생존전략  
▲ SK플래닛은 2010년 7월 'T맵 내비' 서비스를 출시해 휴대폰보다 큰 화면인 7인치 전용 단말기로도 이용가능하다고 홍보했다. <뉴시스>

전세계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최근 ‘5년 내 사장될 5가지 기술제품’ 중 하나로 내비게이션을 뽑았다. 국내에 ‘아이나비’로 유명한 내비게이션 회사 팅크웨어가 있다. 최근 팅크웨어는 블랙박스와 매립형 내비게이션으로 탈출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스마트폰 때문에 골동품이 될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블랙박스로 눈돌리다


아이나비는 내비게이션으로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다.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달려 왔다. 자동차 사용자의 10명 중 6명은 아이나비를 써왔다는 얘기다. 아이나비를 개발한 팅크웨어는 2009년까지 5년 연속 매출이 60%씩 증가했다. 그런데 2011년 갑자기 위기가 왔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이익도 13억 원으로 2010년 247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위기의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2008년부터 6년 동안 전 세계에서 13억 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사람들은 차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내비게이션처럼 활용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메모리카드를 꺼내 업데이트를 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지도가 자동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막히지 않는 길까지 알려준다.


국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SK플래닛의 ‘T맵’이 대표적이다. 올해까지 T맵은 2천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체 다운로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팅크웨어는 블랙박스 시장에 뒤늦게 들어갔다. 팅크웨어는 지난해 블랙박스를 600억 원 가량 판매했고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평가 전문회사 브랜드스탁에 따르면 팅크웨어는 지난해 브랜드가치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나비는 블랙박스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브랜드가치가 높아 혜택을 본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 쏘나타에 '매립형 내비게이션' 출시 성공할까


  내비게이션 멸종위기, 아이나비의 생존전략  
▲ 팅크웨어를 창업한 김진범 전 대표이사 사장
아이나비 신화를 이끈 김진범 전 팅크웨어 사장은 2012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코원시스템과 휴맥스의 사장과 함께 서울대 공대 출신 벤처 1세대로 꼽힌다. 김 전 사장은 16년 동안 몸담은 회사를 떠나면서 “변화하는 스마트시대에 지금처럼 회사를 이끄는 것이 적합한지 고민해봤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 뒤 유비벨록스 이흥복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김 전 사장이 보유한 지분 14.4%를 270억 원에 인수하며 팅크웨어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팅크웨어 새주인인 유비벨록스는 현대차가 2대 주주(지분 5.56%)다. 유비벨록스에 인수된 뒤 팅크웨어는 본격적으로 현대차의 '스마트카 IT솔루션 사업'을 맡았다. 신형 그랜저에 원격제어시스템과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번에 업계 최초로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현대차 LF쏘나타에 공급한다. 팅크웨어는 LF쏘나타의 모든 등급에 8인치 매립형 내비게이션인 ‘아이나비 RS+마하’ 장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이나비 RS+마하’는 특히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에 최적화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이제 내비게이션 시장의 트랜드가 거치형에서 매립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LF쏘나타와 같은 최신 차량은 물론 국내의 다양한 차종에 빠르게 대응하여 매립형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업계는 팅크웨어의 새로운 시도가 이미 시들해진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애프터마켓에서 내비게이션을 매립하는 사례가 있지만 차량 정보연동 등 기능에 한계가 있고 새차의 내장을 뜯어내는 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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