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28일부터 5월28일까지 비트코인 시세 변동 그래프. <빗썸> |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두 달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비트코인 상승세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오후 1시55분 기준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1BTC(비트코인 단위)당 1041만 1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년 만에 1천만 원을 회복한 뒤 이틀째 1천만 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비트코인 시세는 2배가 넘게 올랐다. 비트코인은 3월28일까지만 하더라도 1BTC당 450만 원대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시세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27일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는 대기업들의 가상화폐업계 진출 소식에 용기를 얻고 있다”며 대기업의 가상화폐업계 진출상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통신회사인 AT&T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로 통신요금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피델리티의 기관투자자를 위한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도 출시가 임박했다.
페이스북도 ‘글로벌코인’이라고 이름 붙인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는 26일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4월 미국 재무부, 영국 중앙은행 등과 가상화폐 발행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며 “페이스북이 2020년 1분기에 12개 나라에서 가상화폐를 활용한 디지털 결제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코인은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등 법정 통화와 연동돼 가상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상화폐를 말한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미국의 JP모건이 미국 달러화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JPM코인’의 발행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대기업의 가상화폐업계 진입이 활발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의 장기화가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주식시장과 환율이 불안정해지자 안정자산인 금 투자가 늘어난 것처럼 ‘디지털 안정자산’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것이다.
배리 실버트 디지털커런시그룹 최고경영자는 미국 포춘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깨진 5월 초부터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이 주식과 외환시장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덕을 보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지난 5년을 살펴보면 브렉시트와 그렉시트가 발생했을 때 비트코인은 시세가 상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관련된 호재가 쌓이자 비트코인의 반감기까지 시세가 꾸준히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1블록을 채굴할 때마다 12.5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지지만 반감기가 지나면 6.25개의 비트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된다.
비트코인은 21만 번째 블록이 채굴될 때마다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게끔 설계돼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시기가 2020년 5월~6월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과 관련된 대형 호재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까지 상승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