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정부 기조에 발맞춰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핀테크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면 향후 기술 협력을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금융환경에서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 26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250곳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로 했다. |
26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250곳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로 했다.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부터 신한금융지주가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모두 72곳 스타트업에 약 83억2천만 원을 직접 투자했다. 금융 관련 스타트업인 어니스트펀드와 핀다 등을 초기부터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KB금융지주도 2015년 핀테크랩 ‘KB이노베이션허브’를 열고 지금까지 모두 62곳의 유망 스타트업에 159억 원을 투자했다. 우리금융지주도 유망 스타트업을 뽑아 컨설팅, 경영 지원 등을 돕는 ‘디노랩’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애자일랩’을 운영하는 동시에 벤처캐피탈 전문 자회사 하나벤처스를 설립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지주가 벤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든 것은 하나금융이 최초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스타트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는 금융당국 기조에 발맞춰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벤처기업 육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과 맥락을 함께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제2벤처붐 전략’발표에서 “창업국가를 넘어 벤처가 성장하고 도약하는 나라를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제2벤처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금융위원회는 최근 핀테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에 5년 동안 190조 원을 지원할 계획도 세워뒀다.
금융지주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최근 정부 정책으로 가계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기업금융 역시 최근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보다는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어 성장 여지가 크지 않다.
금융지주들이 기술적 측면에서 스타트업과 협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2016년 3월 출시한 소비 관리서비스 '페이봇'에 신한퓨처스랩 2기에 속한 딥러닝 기술회사 파운트의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했고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로코와는 신한금융그룹의 블록체인 기반 통합인증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되면 자유롭게 후속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라며 "업무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스타트업과 금융지주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