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의 임상3상 재개의 신청을 추진한다.
이 사장은 인보사의 임상 재개로 신뢰를 회복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인보사의 임상3상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3일 코오롱티슈진에 공문을 보내 인보사의 임상3상을 중지하도록 요구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임상을 재개하려면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구성성분 특성 분석, 구성성분 변화 발생 경위, 앞으로 조치 사항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 사장은 인보사 성분 논란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 성분에 신장세포가 포함됐다는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전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뢰성에 완전히 금이 가고 말았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3월 인보사의 2액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미국 위탁생산업체인 론자로부터 통보받았다고 3일 공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를 허가받은 날보다 무려 4개월이나 빠르다.
이 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에 인보사 임상3상의 재개를 신청해 코오롱생명과학의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로서 위기를 벗어날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코오롱티슈진의 자료를 검토해 임상 재개를 허가한다면 인보사의 성분 논란으로 촉발된 안정성 등 각종 문제들이 수그러들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재개 허가가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진다면 식약처의 인보사 행정처분 결과에도 긍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다만 이 사장의 이런 노력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을 받아들여 인보사 성분 변경허가를 내리기보다 허가취소 처분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이의경 식약처장은 인보사 성분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식약처는 20일 미국 코오롱티슈진에서 현지 실사를 진행하는데 더욱 엄격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을 대상으로 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향한 인보사 투약 환자와 투자자들의 줄소송 움직임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인보사 기술이전계약을 맺었던 미국 제약회사 먼디파마가 인보사 논란에 따른 계약 취소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이전 계약금 150억 원에 7일 질권을 설정했다.
질권은 동산, 유가증권, 채권 등에 담보를 설정하는 것으로 계약이 취소되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다.
먼디파마의 질권 설정은 코오롱생명과학이 맺은 다른 인보사 기술이전계약에도 영향을 미쳐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성분 논란 위기를 임상3상의 재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신장세포의 안정성 우려와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종양과 관련된 임상결과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요구사항은 예상했던 범위 내에 있는 내용들이었던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자료를 제출하여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 재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