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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CEO가 CEO에게

언론이 이재용과 정의선을 주목하는 이유

신현만 mannn@careercare.co.kr 2014-04-09 12: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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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기업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죠?” 

언론이 기업의 경영권 변화, 후계구도, 상속에 주목하는 것을 보고 궁금했던 모양이다.

“저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이 회장이 되고 사장이 되는 게 저와 무슨 상관이죠?”

맞는 말이다. 재벌 2~3세가 경영권 다툼을 하고, 상속을 받는 게 어찌 보면 내 생활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저 그들의 개인적 문제일 수도 있다.

  언론이 이재용과 정의선을 주목하는 이유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러나 정말 그럴까?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어가고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바뀌는 게 나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걸까?

천부당백부당한 말씀이다. 굳이 숫자를 거론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한국경제에서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SK그룹, LG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어찌 보면 이들 그룹이 한국경제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금 당장 절반은 못 되지만 지금 속도라면 머지않아 절반에 이를 것이다.

그래서 이런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경제분야로 국한해서 말한다면 한국의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니라 이건희나 정몽구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 대통령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보다 이건희 회장이나 정몽구 회장이 할 수 있는 게 더 많을 수도 있다.

너무 과장된 이야기라고 비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이다. 옳고그른 차원을 넘어서 현실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한국을 ‘삼성공화국’, ‘현대차공화국’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기업의 임원들이 가장 큰 관심은 인사권자다. 기업의 임원뿐 아니라 어떤 조직이든 자신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주목한다. 기업의 임원들에게 그런 존재는 오너 경영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주주이면서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오너 경영자들의 상당수가 등기임원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들이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다. 여전히 기업경영을 주도하고 있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기업의 임원들은 인사권자인 오너의 존재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고, 그들의 욕구를 파악하려 한다. 그들이 무엇을, 왜, 어떻게 하려는지 꼼꼼히 점검하면서 그것을 돕고 지원하려 한다. 그래야 오너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회사 안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기업에서 임원은 오너나 최고경영자를 바라보고, 중간간부들은 임원을 주시하고, 일반 직원들은 중간간부의 영향권 안에 있다. 따라서 기업은 오너나 최고경영자에 따라 경영실적도 기업문화도 사업구조도 달라진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오너나 CEO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이 이재용과 정의선을 주목하는 이유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특별히 나타나는 게 아니다. 서유럽이나 북미, 일본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단지 그들 나라에 비해 한국기업의 경우 오너의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고,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는다는 게 다를 뿐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오너의 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이나 북미, 일본에서 한 개인이 거대기업의 대주주로 남아있는 것은 드물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를 받아야 한다. 이 때 자본금이 커지면서 개인의 지분이 줄어든다. 또 상속과정에서 지분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상속세는 50%를 넘는다. 따라서 상속이 두세 번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대주주의 지분이 줄면서 지분이 분산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한국기업들은 규모가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커져도, 경영권이 3세로 넘어가도 오너의 지분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그러니 영향력이나 지배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기업에서 오너나 오너 경영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 특히 이들이 경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오너가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하는지 자세히 파악하고 전달해야 한다. 그게 한국 언론의 과제 중 하나다.

기업은 이미 권력이다. 기업권력은 그 영향력이 정치권력 못지 않다. 이에 반해 기업권력은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 있다. 권력의 속성상 공개되길 꺼리는 게 자연스럽지만 그럴수록 언론은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정치권력은 선거를 통해 견제를 받기도 하고 여론을 수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업권력은 아직까지 이런 견제에 익숙하지 않다.

물론 시장이라는 게 있다. 경영을 잘 하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아 성장발전하지만, 경영실적이 좋지 않으면 시장의 외면으로 퇴출된다. 그래서 기업에게 시장은 최대 견제세력이고, 기업은 시장의 반응을 경영에 반영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경제에서 시장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독과점체제가 강력해서 시장이 정상적 작동을 못 하고 있는 분야가 많다. 또 시장이 잘 작동하려면 정보가 잘 유통돼야 한다. 물품의 소비자나 증시의 투자자들이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나는 그 정보의 핵심에 오너와 CEO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의 오너와 경영자는 한국경제가 성장발전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들의 공로는 아무리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경제는 이들의 기업가정신에 의해 빠르게 세계적 수준까지 올라 왔다. 이들의 땀과 눈물과 한숨이 아니었다면, 이들이 시련을 견디며 도전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한국경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가정신은 유지되고 발전돼야 한다. 이런 기업가정신이 살아서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와 행정은 물론이고 언론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신현만은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의 회장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에서 창간 때부터 기자를 했고 한겨레신문 자회사 사장을 맡아 경제주간지를 발행하고 컨설팅사업을 전개했다. 아시아경제신문사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보스가 된다는 것> <능력보다 호감을 사라>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이건희의 인재공장> 등 많은 베스트셀러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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