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 내부에서 토스뱅크의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를 금융주력자(금융자본)로 인정하는 데 부정적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는 토스뱅크를 출범하기 위해 위해 컨소시엄의 새 주주를 구하거나 지분율에 변화를 줘야 할 수도 있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현행 법체계에서 금융주력자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다.
금융위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전자금융업자 가운데 최초로 금융주력자 인정을 신청했기 때문에 이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주력자 인정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변화를 줘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라는 전제 아래에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 지분을 60.8%로 설정해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지분 26.8%를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3월28일 기자간담회까지만 해도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주력자 인정을 두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매출 대부분이 금융에서 발생하는 금융주력자”라며 “로펌 등을 통해 금융주력자 인정이 가능하다는 법적 조언도 받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주력자 인정을 위한 준비도 꼼꼼하게 해왔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모바일금융 토스는 4월 ‘토스카드’와 ‘토스적금’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상품들의 출시가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주력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이 대표의 포석이라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주력자 인정을 낙관할 수 없게 되면서 이 대표의 다음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대표는 사소한 말 실수도 거의 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꼼꼼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금융주력자로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 대비한 계획도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고를 수 있는 방안으로 26.8%의 토스뱅크 지분을 인수할 새로운 주주를 구하거나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업계에서 꼽히고 있다.
이 대표는 3월말 신한금융그룹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주주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빠지며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급격히 흔들릴 때도 대기 주주를 참여시켜 제3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일에 관해서는 불안요소를 남겨두지 않는 편"이라며 "3월 신한금융의 이탈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급격하게 흔들릴 때도 이 대표가 불과 일주일 만에 대기 주주를 구한 것처럼 이번에도 플랜B가 준비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