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이 빠지면 간편 회계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한국신용데이터, 온라인 패션쇼핑몰을 운영하는 무신사, 전자상거래 플랫폼 외사인 카페24, 온라인 부동산중개 회사인 직방 등이 남는다.
주요 금융지주인 신한금융그룹,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자금 안정성이 떨어지는 회사들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최소 250억 원의 자본금을 유지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법적 요건과는 별개로 실질적으로 은행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1조 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한금융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발을 빼게 된 이유도 스타트업에 불과한 비바리퍼플리카의 자금조달 능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그룹이 컨소시엄 탈퇴를 밝힌 시점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감일인 27일을 불과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인 만큼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는 다른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전문은행 육성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최 위원장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곳을 인가하기로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에서 간신히 컨소시엄 2곳이 인가를 신청한 것인데 그나마도 1곳의 자금조달 능력이 더욱 의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놓고 내심 여러 기업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주기를 기대했는데 경쟁은 고사하고 신청한 기업들조차 마뜩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완주 가능성도 의심스러운 상황으로까지 몰렸다.
그렇다고 사기업인 은행과 보험회사의 자체 경영전략과 의사결정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압박할 수도 없다.
또 든든한 대형 금융회사가 빠졌다고 혁신 스타트업들이 모인 토스뱅크 컨소시엄에게 자본력을 문제 삼아 인가를 안내주면 금융혁신과 스타트업 지원을 외쳤던 정책기조와 반대되는 모순에 빠진다.
최 위원장은 2월 전북 군산에서 열린 현장방문 행사에서 “이번에 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나오면 한동안 신규 인가가 상당히 제약될 것”이라며 “많은 정보통신기업(ICT)이 신청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대 20%의 지분을 보유하기로 했던 신한금융그룹의 이탈로 비바리퍼블리카가 다른 대주주 후보를 찾는 과정에서 상황은 더 최 위원장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만약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안정성이 떨어지는 사모펀드나 저축은행 등을 끌어들여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최 위원장이 정말 깊은 고민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하나금융그룹마저도 이참에 우리도 빠지겠다고 나오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