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업체가 빠른 통신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5G 스마트폰 출시를 놓고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5G 스마트폰에 필요한 고속 낸드플래시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중요한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일 "5G 스마트폰은 올해 세계 16개 국가에서 개통되며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모바일 콘텐츠의 양과 질도 대폭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스마트폰업체는 5G 통신 상용화에 맞춰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5G', LG전자가 'V50씽큐' 출시계획을 내놓았고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도 이른 시일에 5G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5G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마저 가세하면 5G 스마트폰시장은 과거 4G(LTE) 스마트폰의 보급과 같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5G는 이론상 데이터 전송속도가 LTE보다 최고 20배 빠른 통신규격으로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실시간 4K급 동영상 전송, 고화질의 가상현실 등 고용량의 차세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5G 스마트폰의 가장 큰 제약은 데이터를 전송받아 저장하는 모바일 낸드플래시의 성능이 통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고용량 데이터 다운로드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5G통신은 1초당 약 2560메가의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반면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eMMC5.1 규격 낸드플래시의 데이터 쓰기 속도는 1초당 125메가, eUFS2.1은 250메가 안팎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모바일 낸드플래시로는 콘텐츠를 전송받아 저장할 때 5G 통신 최대 속도의 10% 미만에 그치는 성능밖에 구현할 수 없는 셈이다.
결국 5G 스마트폰을 내놓는 업체들은 5G통신의 최대 장점인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속도가 빠른 모바일 낸드플래시 탑재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 우위를 갖춘 삼성전자가 5G통신의 보급과 5G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공급을 확대하기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eUFS3.0 규격의 512기가 모바일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데이터 쓰기 속도가 최대 1초당 410메가로 기존 eUFS2.1 규격 제품과 비교해 약 60% 빨라졌으며 삼성전자가 4월 출시하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에 처음 탑재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 5G 모델 출시계획을 밝힌 만큼 eUFS3.0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첫 5G 스마트폰의 빠른 데이터 저장속도가 5G 시대에 강력한 장점으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저장속도는 결국 낸드플래시 사양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기술 발전에 따라 eUFS3.0 낸드플래시의 성능이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점유율과 기술력이 모두 부동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eUFS3.0 낸드플래시에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상용화한 5세대 3D낸드와 고성능 컨트롤러 기술 등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반도체기술이 다수 적용됐다.
반도체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의 512기가 eUFS3.0 모바일 낸드플래시. |
웨스턴디지털과 SK하이닉스는 eUFS3.0 모바일 낸드플래시의 출시계획을 내놓았지만 구체적 양산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출시목표를 훨씬 늦은 2021년으로 잡아두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업황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장기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5G 통신의 보급을 기회로 삼아 초고속 모바일 낸드플래시시장을 선점하며 기술 우위 확보의 성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eUFS3.0 모바일 낸드플래시 개발 소식을 밝히며 고객사가 적기에 차세대 모바일기기를 출시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모바일 메모리반도체 고객사의 5G 스마트폰 등 고성능 제품에 적극적으로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