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02-01 15: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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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가 최근 얼어붙은 공모시장을 뚫어내기 위해 상장을 위한 공모가 눈높이를 크게 낮췄다.
지난해 상장한 벤처캐피탈(VC)들의 주가가 여전히 힘을 못 쓰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의 신뢰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부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된 뒤 두 달여 만에 코스닥 상장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원래 지난해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공모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뒤로 미뤄진 것이다.
지난해 기업공개 공모 규모는 2조8천억 원에 그쳤다. 2017년 7조8200억 원보다 무려 64% 넘게 줄었다.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장려정책에 힘입어 치솟던 벤처캐피탈 기업가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였다.
지난해 상장한 벤처캐피탈 4곳의 주가는 1월31일 기준으로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상장한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는 각각 공모가가 6500원, 7천 원이었는데 주가는 1월31일 기준으로 각각 공모가에서 20%, 44%씩 떨어졌다.
하반기에 상장한 나우IB캐피탈과 아주IB투자의 주가도 각각 공모가보다 48.8%, 27%씩 빠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예상 시가총액 3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기도 했지만 이번에 눈높이를 크게 낮췄다.
주가 수익비율(PER) 17.1배를 적용해 공모희망가 밴드를 3700~4500원으로 잡았다. 공모 희망가 기준 시가총액은 1144억~1391억 원이다.
지난해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는 주가수익비율 32~36배를 기준으로 했던 것이나 하반기에 나우IB캐피탈과 아주IB캐피탈이 각각 PER 26.5배, PER 22.5배를 기준으로 희망 공모가를 잡았던 점과 비교하면 기준을 크게 내렸다.
전체 공모 예정금액도 166억5천만~202억5천만 원으로 잡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당장 공모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상장을 계기로 시장의 신뢰를 얻어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도 상장을 검토했지만 당시 벤처투자 환경이 좋지 않아 발을 뺏던 만큼 같은 행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의 벤처캐피탈 계열사로 미래에셋대우가 지분 77.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대표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박만순 전 대표, 설경석 전 대표, 김경록 전 대표 등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또는 '공동대표이사'로 근무하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단독대표이사로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관리보수보다는 펀드 운용을 통해 자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번 상장을 계기로 몸집을 불려 사모투자펀드(PEF)를 중심으로 운용자산을 늘려가겠다는 투자전략을 짰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투자성과를 늘리는 것은 물론 사모펀드사업부문을 확대하고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 압도적 수익을 내는 벤처캐피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래에셋벤처투자 외에도 KTB네트워크와 네오플럭스, 이앤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벤처캐피탈들이 상장시기를 재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공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하나의 기준이 될 가능성도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구주매각 없이 100% 신주 발행하기로 하는 등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도 확고한 투자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며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라는 점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