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확실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총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계열사에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면서 같은 문제가 다른 기업으로 확대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보고 있다”며 “주주권 행사의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총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에 주주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인 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에 따라 2월 초에 실제 행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이를 놓고 손 회장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정도로 주주권을 적극 행사한다면 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봤다.
기업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일시적으로 일어났다면 주주권 행사 여부를 일시적 문제만으로 판단할지 또는 장기적 기업경영의 차원에서 생각할지 등에 관련된 구체적 원칙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으로 주휴수당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총에서 상반기 안에 주요 국가의 최저임금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도 내놓았다.
손 회장은 “주휴수당이 도입돼 기업의 비용 지출이 상당히 늘어났다”며 “최저임금이 최근 2년 동안 빠르게 인상됐는데 주휴수당 부담까지 더해지면 인건비 상승폭도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돼 일부 기업이 2개월마다 지급되던 상여금을 매달 주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문제를 질문받자 손 회장은 “기본급은 낮고 상여금은 높은 임금체계의 개편을 근본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경영계가 요구하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와 노동계가 바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 비준을 함께 추진하는 ‘빅딜’ 가능성이 나오는 점을 놓고 손 회장은 “두 사안은 완전히 별개라 ‘빅딜’을 생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회장은 정부에 국제노동기구의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제도의 개편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동계의 의견만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사관계에 관련된 제도를 개편하고 법률을 개정하는 논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는 더 이상 노조의 주장만 수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