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에서 열린 인사제도통합 노사합의 조인식에서 노조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EB하나은행 >
함 행장은 4년여간의 임기 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완전한 통합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마침내 ‘완전한 통합’의 마지막 퍼즐인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을 이뤄내며 누구보다 가슴이 벅찰 것으로 보인다.
18일 하나은행 노사는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상 및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을 놓고 조인식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이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두 합의안이 각각 87%, 68.4%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함 행장은 통합은행 출범 이후 4년여를 공들여온 ‘원 뱅크’ 구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통합은행 구축의 역사를 시작부터 끝까지 진두지휘해온 만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함 행장은 취임하자마자 전산 시스템 통합부터 통합노조,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팀 출범 등 차근차근 두 은행의 통합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갔다.
특유의 ‘현장주의’ 정신과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성으로 통합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함 행장은 전산 시스템 통합 당시 일주일에 한번 꼴로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통합작업 마지막 날까지 본점 상황실과 영업점을 방문해 직접 상황을 점검했다. 노조 통합을 앞두고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노조와 지속적으로 면담하고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함 행장은 단 281일만에 전산통합을 이뤄내는 '신기록'을 세웠다. 통합노조 역시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년 만에 출범을 이끌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통합인사 시스템 마련을 앞두고 하나은행 노조가 회사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1년 반 가까이 진척이 없었다.
하나은행 노조는 회사가 노사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통합 노조위원장 인사에 개입했다며 강한 반발심을 보였다.
그러나 함 행장은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노조와 회사측 모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결국 2018년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팀을 출범해 제도통합의 불씨를 살려냈다.
함 행장이 ‘숙원’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완전한 통합을 달성했지만 가야할 길은 바쁘기만 하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노사의 합의를 이끌어내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앞으로 하나은행의 과제인 디지털금융과 글로벌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향후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우리금융지주가 5대 지주로 출범하며 금융지주 경쟁에 가세한 데다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은행들은 위험성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함 행장은 통합의 지난한 과정을 매듭지었지만 기쁨을 느낄 시간조차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진정한 ‘원 뱅크’ 체제는 함 행장의 앞을 향한 질주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