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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2000cc 이하가 대세인 까닭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4-01 15: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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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배기량 2000cc 이하의 중소형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차의 크기로 성공과 부를 과시하던 시대가 지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2000cc 이하가 대세인 까닭  
▲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2000cc 이하 중소형 모델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09년 처음 30%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 50%를 돌파했다. 올해도 2월말까지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53.9%를 차지하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0cc 이하 중소형 모델이 대세로 떠오르는 이유는 젊은층의 수입차 구매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인이 구매한 수입차 점유율을 살펴보면 20~40대를 합한 구매량이 전체의 75%에 육박한다.


◆ 같은 값이면 수입차


젊은층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은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보다 연비가 높은 데다 개성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과시적 소비심리까지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양해진 라인업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2009년 도입된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이 수입차를 사는 초기 부담금을 크게 덜어준 것도 한몫했다.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이란 차량을 구입하고 3년 동안은 차량가격의 약 30%와 이자를 내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차량가격의 70%를 일시불로 갚는 제도를 말한다.


2000cc 이하 수입차의 가격은 3천만~5천만 원 사이에서 형성된다. 3천만 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국산차는 중형급, 준대형급이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가 2994만원부터 시작해 4271만 원인데, 주력 모델은 3000만 원대에 속한다. 그밖에도 기아자동차의 K7, 르노삼성의 2013년형 SM7,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등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국산차의 경우 연비가 7.5km/l에서 11.5km/l 사이로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평균 연비인 15km/l보다 훨씬 떨어진다. 수입차가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연비를 갖추고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와 과시욕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차종도 젊은층의 수입차 구매를 부추겼다. 특히 국내 수입차 판매량에서 매년 2위 자리를 지켰던 벤츠를 끌어내리고 지난해 판매량 2위를 기록한 폭스바겐의 경우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라인업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000cc 이하 차량 판매량 2위에서 4위까지를 싹쓸이하며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39.4% 증가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차, 2000cc 이하가 대세인 까닭  
▲ 폭스바겐의 파사트 2.0TDI는 지난해 3천968대가 팔리며 전년대비 183.2% 증가한 판매율을 보였다.<사진=폭스바겐코리아홈페이지>

폭스바겐이 이처럼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세단, 쿠페, 해치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컨버터블 등 전 차종에 걸쳐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토마스 쿨 사장은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격대비 성능과 혁신에 있어서는 어느 업체와 경쟁해도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한국시장에 보다 특화된 자동차모델과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젊은층을 겨냥한 감성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펼친 것도 수입차 판매 증가에 일조했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미니(MINI) 브랜드 탄생 54주년을 기념해 워커힐 W호텔과 공동으로 풀사이드 클럽 파티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1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폭스바겐도 7세대 골프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서울 청담동과 삼청동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명소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각종 이벤트를 진행했다.


◆ 2014년에도 수입 신차 앞다퉈 선보일 전망

올해는 기존에 고급차 생산에 주력하던 업체들도 자국 시장의 젊은층을 겨냥해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이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신차들의 종류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젊은층을 사로잡지 못해 판매량 2위 자리를 내줘야 했던 벤츠 역시 지난해에 국내 출시 모델 중 가장 작은 3000만 원대의 A클래스를 내놨다. 이어 올해 1월에도 젊은층을 겨냥한 The New GLA-Class를 내놨다. 다양한 선택지로 남들과 다른 특별한 자동차를 원하는 젊은층을 사로잡는다는 목표다.


외부적인 조건도 수입차 업체에겐 호재다. 원화강세가 계속되고 있고 한국에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는 독일 등 유럽산 차들의 관세가 한국과 유럽 FTA로 인해 사라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7월부터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기존의 1.6%에서 완전히 철폐된다.


다만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으로 인한 카푸어의 등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젊은층의 수입차 구매는 늘었지만 최근 유독 20대의 구매가 줄어든 이유는 수입차를 사고 원금을 갚지 못하는 카푸어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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