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첫 해인 올해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한다.
표준등급법이 적용된 우리금융지주의 자기자본비율은 1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기자본비율 10.5% 이하인 금융회사에 자본 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규모가 큰 금융회사는 올해 공동지분투자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손 회장은 “증권사 등 규모가 있는 금융회사의 인수, 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올해는 공동으로 지분 투자에만 참여한 뒤 자기자본비율이 회복될 내년에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손 회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 인수, 합병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정해놓은 매물이 있는가.
“우리금융지주의 취약점인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다. 올해는 표준등급법이 적용되는 자기자본비율을 감안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부동산신탁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의 인수를 목표로 이를 알아보고 있다.”
“증권사 등 규모가 있는 금융회사의 인수, 합병을 성사할 방법도 찾고 있다. 우선 공동으로 지분 투자에 참여한 뒤 자기자본비율이 회복될 내년에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합병 특성상 어떤 매물을 노리고 있는 지는 대답해 줄 수 없다”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하지만 자기자본비율을 지킬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이를 시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손 회장은 보험회사와 관련해서는 “보험사는 당분간 인수하기 어렵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 다른 금융지주에서 회장, 행장 겸직으로 독단적 경영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방지할 만한 방법이 있는가.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과점주주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고경영자와 사외이사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바람직한 체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체제에서는 독단경영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금융지주는 정부가 매각한 지분을 인수한 과점주주들(동양생명,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MM프라이빗에쿼티)을 대변하는 사외이사와 손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주요 사안을 의결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독단경영 문제가 생길 수 없다는 얘기다.
- 지난해 임기 동안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대출 점유율이 하락한 점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은행은 지난해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지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갖추게 됐다. 올해도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개인대출에서 우량대출 비중을 크게 늘렸다. 4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이지만 기업신용등급 BBB이상에 이뤄진 기업대출이 84.5%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 지난해 전산사고가 큰 문제가 됐는데 재발 방지대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전산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빅뱅’ 방식의 시스템 교체를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관련 인력을 대규모로 보충했으며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외주를 주던 방식도 바꿀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설에는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해 철저히 대비할 것이다.”
-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어떻게 되는가.
“가능하다면 올해 상반기 안에 지주사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다. 우리카드는 ‘현금 50%, 주식 교환 50%’방식으로 하고 우리종합금융은 100% 현금으로 인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사회와 논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각각 경영 효율과 금융지주회사법 준수를 위해 편입한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은행이 종합금융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는 데 2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 지주사 전환으로 일반고객이 얻는 이득은 무엇이 있는가.
“고객은 종합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최근 고객들이 다양한 금융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은행 체제로는 이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통합 마케팅을 통해 고객 이익도 늘려나가겠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