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팜한농을 계열분리해 매각한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종자와 작물보호제부문 시장점유율 1위인 동부그룹 계열사다. 김 회장이 동부팜한농을 매각하게 되면 동부그룹 제조부문 계열사 구조조정은 사실상 끝난다.
|
|
|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그룹은 31일 동부팜한농 재무적투자자(FI)들과 계열분리 및 매각에 합의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동부그룹은 "한국농업을 대표하는 회사인 동부팜한농이 그룹 구조조정 여파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동부팜한농 대주주는 더 이상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회사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계열분리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기준으로 매출 6214억 원에 영업이익 335억 원을 냈다. 그러나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나빠져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B+까지 떨어졌다.
동부팜한농은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다음달 갚아야 한다.
동부팜한농은 자회사인 동부팜청과를 540억 원에 매각하는 등 이미 계열분리를 위한 작업을 마쳤다.
동부팜한농은 앞으로 재무적투자자들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재무적투자자들은 하나대투증권, 스틱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다. 이들은 동부팜한농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동부팜한농 경영권을 동부그룹에 위임했다.
동부팜한농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적투자자 측 인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전체 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재무적투자자 측, 3명이 동부그룹 측으로 구성됐다.
김준기 회장의 아들인 김남호 부장은 동부팜한농에서 일하고 있는데 앞으로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동부팜한농은 계열분리 뒤 매각절차에 들어간다. 구체적 매각 시기와 방법은 재무적투자자들의 협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동부그룹 제조부문 주요 계열사는 동부대우전자만 남게 된다.
동부하이텍도 현재 매각이 추진중이다. 동부메탈은 4월1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워크아웃이 결정된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중이고 동부건설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번 비금융분야의 구조조정 종결을 계기로 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변화와 모색을 통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