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장은 모두 2017년 3월 선임돼 2년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를 이끌고 있다. 흥국 금융 계열사들은 수장이 그동안 자주 교체됐던 것에 비춰보면 안정적으로 임기를 이어온 셈이다.
하지만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은 두 사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흥국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3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1.3% 감소했다. 1분기 순손실 36억 원을 냈으며 2분기 순이익도 18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7% 줄었다.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기존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꾸면서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뒷걸음질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큰 편에 속한다.
손해보험사들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조9163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의 자본 적정성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도 두 사장의 연임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
흥국화재는 3분기 말 기준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54.7%로 지난해 말 기준 164.5%와 비교해 오히려 10%포인트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권고 비율인 150%는 간신히 넘겼지만 3분기 보험사 평균인 244.09%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난다.
흥국생명 역시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89.5%로 14곳 생명보험사 가운데 12위에 머물렀다. 평균 비율인 232.67%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흥국 금융 계열사들은 그동안 ‘잦은 수장 교체’라는 수난을 겪었다.
모기업인 태광그룹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수시로 금융 계열사 임원을 교체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흥국화재는 태광그룹에 인수된 2006년 이후 임기를 채운 사장으로 김용권 전 흥국화재 사장이 유일하다.
황서광 전 흥국화재 사장은 2007년 8월 취임한 이후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뒤를 이은 이종문 전 흥국화재 사장도 4개월 만에 교체됐다. 2014년 8월 취임했던 조훈제 전 흥국화재 사장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1년7개월 만에 경질됐다.
흥국생명 역시 2010년 변종윤 흥국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종료 1개월을 앞두고 자진 사퇴하면서 실적 부진을 이유로 그룹 차원에서 사퇴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다만 두 사장이 흥국 금융 계열사 수장으로서는 드물게 2년 가까이 임기를 채워왔다는 점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태광그룹으로부터 신뢰를 쌓았을 가능성이 큰 만큼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 전략 수립을 위해 보험사 수장들의 자리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올해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흥국 금융 계열사들은 아무래도 사장 교체가 잦았던 이력이 있었던 만큼 두 사장의 거취를 두고 불확실한 시선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