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1-21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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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친환경 '무용제 도료'를 상선에 적용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도료 제조사인 요툰(Jotun)과 공동개발한 '무용제 도료'(Solvent Free Coating)를 7500㎥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에 적용했다고 21일 밝혔다. 상선 분야에서는 업계 처음이다.
▲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무용제 도료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일종인 용제(도료의 점도를 낮춰 시공을 쉽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화학물질) 성분이 거의 함유돼 있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화재나 폭발사고 위험이 적고 인체에 무해해 안전한 작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표면 보호 능력도 뛰어나 엄격한 품질기준도 충족할 수 있다"며 "용제 성분 없이도 점도가 낮아 작업하기 쉽고 한 차례 도장하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두께의 도장을 구현할 수 있어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무용제 도료는 점도가 높다 보니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선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다. 도장을 하려면 비싼 전용장비를 구매해야 하고 예열 및 건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친환경 도장 기술을 개발한 만큼 선박 건조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도장 작업은 기존 용제형 도료의 폭발 위험성 때문에 자동화 기술이 매우 낙후된 분야"라며 "무용제 도료를 상선에 적용하면 도장 로봇 등 자동화 장비 개발이 탄력을 받아 도장 생산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정부의 유해 대기 오염물질(HAPs) 규제 강화에 따라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수백억 원 규모의 대기 오염 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무용제 도료 기술이 환경 규제에 대응할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병세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전무는 "조선소에서 배출하는 유해 대기 오염물질의 대부분이 용제형 도료에서 생성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라며 "무용제 도료는 대기 오염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