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엇게임즈가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제작한 아이돌그룹 'K/DA'.<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e스포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는 데서 나아가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e스포츠 관련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와 액토즈소프트가 게임 캐릭터를 엔터테인먼트에 결합해 아이돌그룹의 콘텐츠 등을 선보여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e스포츠사업의 새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상헌 라이엇게임즈코리아 e스포츠 총괄은 15일 지스타2018 ‘국제게임 콘퍼런스’에서 “라이엇게임즈가 롱런할 수 있는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를 단순히 지켜보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모델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올해 한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대회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로 만든 가상 아이돌그룹 ‘K/DA’를 선보였다.
K/DA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 챔피언인 아리, 아칼리, 카이사, 이블린을 멤버로 구성한 팝 아이돌 그룹이다. 한국에서 2014년 이후 4년 만에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대회 결승전이 열리는 것을 기념해 케이팝(K-POP)을 결합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했다.
라이엇게임즈는 3일 리그 오브 레전드 결승전 개막식에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K/DA의 신곡 ‘팝/스타(POP/STAR)’의 무대를 연출하고 유튜브에 팝/스타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다.
K/DA의 노래와 공연은 라이엇게임즈가 ‘롤드컵’이라고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즐기는 세계 관람객들을 위해 매년 준비해오고 있는 이벤트성 공연이었는데 예상 밖의 폭발적 인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DA의 뮤직비디오는 3일 유튜브에 등록한 뒤 최단 기간에 5천만 조회 수를 돌파하고 20일 현재 조회 수가 7천만 회를 웃돌고 있다. 유튜브 영상으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보다 4배가량 빠른 상승세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세계적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종목으로 하는 롤드컵이 전 세계 많은 이용자들이 즐기는 대회인 만큼 폭넓은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K/DA을 제작한 것”이라며 “K/DA가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음 활동이나 활용 방향에 관해 여러 가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롤드컵은 2011년 시작해 올해 8회 째를 맞이한 세계적 e스포츠 대회다.
올해는 한국 3개 팀이 8강전에서 탈락해 6년 만에 결승에 오르지 못했는데도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 2만6천여 명의 국내외 관객이 몰렸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5차전을 보러 온 1만8천여 명의 관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액토즈소프트도 e스포츠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10월 새 사옥에 e스포츠 경기장 ‘액토즈아레나’를 열었다. 그 뒤 MBC 게임예능 ‘비긴어게임’의 제작을 지원하고 e스포츠 아이돌그룹 ‘아쿠아’를 내놓는 등 e스포츠사업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조위 액토즈소프트 e스포츠 및 신사업 이사는 10월 ‘액토즈아레나 오프닝 데이’에서 'e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과 배포', 'e스포츠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기반의 e스포츠 플랫폼 '을 올해 목표로 밝히기도 했다.
아쿠아는 케이팝스타 시즌6 준우승자 김혜림, 프로듀스48의 윤해솔, 믹스나인의 백현주와 김시현, 프로듀스101의 유수아, 라임소다의 나승지 등 각종 오디션프로그램 출신 멤버 6명으로 구성됐다. 가수로서 활동뿐 아니라 e스포츠산업 홍보활동에도 집중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아쿠아가 첫 음원 ‘로그인’을 공개한 19일 액토즈소프트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1.41% 뛰는 등 시장의 관심이 몰렸다.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액토즈소프트가 지금까지 WEGL 등 e스포츠 리그 행사 자체의 육성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콘텐츠를 강화하는 쪽으로 e스포츠사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액토즈소프트는 2017년 7월 ‘전 세계 누구나 보고, 참여하고, 즐기는 우리들 모두의 엔터테인먼트’라는 슬로건을 걸고 글로벌 e스포츠대회 ‘WEGL’을 만들었다.
이승용 블리자드 오버워치부문 e스포츠 팀장은 15일 지스타 국제게임 콘퍼런스에서 “e스포츠가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사업의 교집합에 서 있다”며 “e스포츠가 굉장히 짧은 기간에 큰 성장을 거두었는데 앞으로 e스포츠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수익성 있는 사업모델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