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계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14일 “현대차그룹이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준비할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3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정책의 강화를 요구했다. 8월 중순에 이어 현대차그룹을 향한 공개 압박을 다시 시작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상반기에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 대신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에 둔 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봤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현대차그룹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 같은 외국인 주주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요구가 기업의 미래 성장성 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용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13일 기준으로 각각 46.4%, 48.1%다.
현대글로비스 주요 주주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23.29%), 정몽구 회장(6.71%), 현대차(4.88%), 현대차정몽구재단(4.46%)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를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로 삼으면 향후 주주총회에서 개편안을 통과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