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첨단소재에서 생산하는 타이어코드의 시장 확대를 위해 뚝심있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타이오코드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조 회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룰 구축해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을 효성그룹의 복합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조 회장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5일 타이어보강재인 타이어코드의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중부의 꽝남성에 새 해외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고무 부분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다. 폴리에스터(PET), 나일론(NY), 레이온 등이 주 원료로 쓰인다.
타이어코드부문은 효성첨단소재는 주력사업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0%가량을 내고 있다. 조 회장은 베트남에 새 법인을 설립하고 1억5200만 달러를 들여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와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타이어코드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을 대비한 선제적 투자다.
글로벌시장 연구회사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타이어코드 시장은 2015년 38억5천만 달러 규모에서 2024년 64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을 통해 새로 형성되는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글로벌 1위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새 시장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 4대 산업국가다. 네 나라는 모두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타이어코드의 수요도 따라 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구 2억5천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자동차시장”이라며 “인도는 2018년에 지난해보다 자동차 판매량이 7.5%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네 나라에서 착실히 점유율을 높여왔다. 2016년까지 22%를 보이던 타이어코드 점유율을 올해 들어 40%까지 높이고 고객사도 2곳에서 12곳으로 늘렸다.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의 새 생산설비를 2021년 상반기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장환경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부터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타이어코드의 공급은 해마다 2%미만 늘어나지만 수요는 그보다 높은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가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효성첨단소재가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의 주요 타이어코드회사 두라파이버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을 보탰다.
조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을 효성의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중국 난징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었지만 중국의 인건비가 앞으로 오를 위험해 대비해야 한다고 봤다.
조 회장은 2007년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의 년짝 공단에 효성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고 2015년 베트남 법인 바로 옆 부지에 효성 동나이법인을 세웠다.
베트남 투자는 효성첨단소재의 사업분야에 국한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올해 초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화학제품법인을 설립했다. 이곳에 13억 달러를 들여 효성화학의 사업분야인 폴리프로필렌(PP)공장과 프로판 탈수 소화공정(PDH)시설을 세우기로 했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베트남을 효성그룹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조 회장의 투자계획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