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2025년 11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원자력보다 태양광 기술을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본인의 X 계정을 통해 "태양은 거대하고 하늘에 존재하는 무료 핵융합 반응로나 다름없다"며 "지구에 그보다 작은 핵융합 반응로를 만드려는 시도는 굉장히 멍청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핵융합은 현재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핵분열 방식과 달리 원자핵이 결합할 때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원자핵이 결합하는 현상이 발생하려면 정상 압력 기준으로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태양처럼 초고압 및 고열 환경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핵 폐기물과 방사능 때문에 위험한 기술로 평가받는 핵분열 원전과 달리 핵융합 반응로는 깨끗한 방식으로 대규모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아직은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머스크 CEO는 "우리가 목성 4개 분량의 원료를 모두 태워도 태양의 에너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태양이 생산하는 에너지는 태양계의 나머지 모든 자원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지적했다.
핵융합 반응로에서 사용할 주요 연료는 '헬륨-3'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연료는 지구에는 거의 없고 달이나 목성 등 태양계의 천체들에 분포해 있다.
머스크 CEO는 "핵융합 반응로를 상용화하려는 시도는 장난감 같은 과학 프로젝트"라며 "보잘 것 없이 작은 반응로에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말했다.
전 세계가 핵융합 기술에 주목하기보다 태양광 발전 확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패널은 현재 값싸고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여러 단점이 있다. 햇볕이 없는 날에는 발전을 거의 할 수 없고 설치 면적당 생산 전력량이 원전 같은 대형 발전소에 비해 매우 낮다.
머스크 CEO의 주장과 달리 태양의 에너지를 지구에서 100%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기후학계 분석에 따르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의 에너지는 구름과 대기의 '알베도 효과(반사 효과)' 때문에 지구로 유입되기도 전에 약 30%가 그대로 튕겨나간다. 대기권으로 내려오면서 수증기, 오존층 등에서 흡수돼 약 20%가 손실된다.
실질적으로 지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태양 에너지의 최대량은 약 절반에 불과한 셈인데 이마저도 상당량이 지표면과 삼림, 해양 등에 흡수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