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9-25 16:25:2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에코프로그룹이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8000억 원을 조달해 인도네시아 양극재 수직계열화 사업 2단계 투자에 속도를 낸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니켈 등 원료를 자체 조달하고, 배터리에 필요한 전구체와 양극재까지 일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원계 양극재의 원가를 20~30% 절감하는 것이 목표로, 현재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에 품질과 가격으로 정면 승부에 나설 전망이다.
▲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사진)가 인도네시아 양극재 수직계열화 사업에 추가로 80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삼원계 양극재 원가경쟁력 강화로 부활을 노리고 있다. <에코프로>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중국 저가 양극재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에코프로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이동채 전 회장은 원가경쟁력 강화, 중저가 양극재 개발 등으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지주사 에코프로는 오는 10월24일 계열사 에코프로비엠 보통주 673만9480주(지분율 6.89%)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8000억 원 규모의 주가주식스왑(PRS) 계약을 증권사 6곳과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연 수수료 5%로 8000억 원을 조달한다. 이후에는 기준주가(10월24일 에코프로비엠 종가)와 이후 에코프로비엠 주가를 비교해 주가가 떨어져 발생한 손실을 보전해주거나, 주가가 상승 시 수익을 돌려받는다.
종합하면 현재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2년 내 실적 개선으로 주가를 다시 부양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인도네시아 2단계 투자인 ‘인터내셔널그린산업단지(IGIP)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앞서 마친 1단계 투자 인도네시아 '모로왈리산업단지(IMIP)' 투자에 이어 니켈 제련 내재화율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우선 8000억 원 가운데 2000억 원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베일인도네시아 등과 합작해 설립한 ‘BNSI’에 투자한다. 에코프로는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를 열어 BNSI에 선제적으로 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투자 소요에 따라 남은 1500억 원을 현지법인 추가 증자에 투입해 지분율 20%를 확보할 예정이다.
BNSI는 그린산업단지 내 니켈 연산 6만6천톤 니켈제련소를 건립하고 있다. 완공시기는 2025년 10월이다. 또 에코프로는 남은 투자금 6000억 원은 6만6천톤 규모의 니켈제련소 추가 투자 등에 투입할 예정으로 향후 이사회를 통해 투자계획을 확정하는데로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7000억 원을 투입한 인도네시아 1단계 투자를 통해 에코프로는 현지 니켈제련소 4곳의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니켈의 중간재인 MHP를 연간 2만8500톤(전기차 60만대 분량)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PRS 계약과 관련해 “에코프로비엠은 시장 수요에 따라 고가의 하이니켈 양극재, 중간 가격의 고전압미드니켈·리튬망간리치 양극재, 저가 LFP·소듐(나트륨) 양극재 등 다양한 제품을 모두 준비하돼, 고가에서 중가의 삼원계 양극재 쪽에 ‘선택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추가 투자로 삼원계 양극재 원가를 20~30%로 낮출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저가 LFP 양극재와 직접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코프로>
삼원계 양극재의 유일한 단점인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니켈을 가장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그룹에 따르면 회사의 인도네시아 니켈 투자를 완료하면 삼원계 양극재 원가를 20~30% 절감할 수 있어 중국산 LFP 배터리와 가격경쟁이 가능해지게 된다.
에코프로비엠 중저가 양극재 개발 현황에 따르면 고전압미드니켈(HVM) 양극재는 2027년 상용화 목표로 현재 고객사와 납품 협의 중이다. 고망간리치(LMR) 양극재는 2028년 상용화 목표로 완성차기업(OEM)들과 개발 협력 중이다.
LFP 양극재의 경우, 2028년 상용화 목표로 5천톤 생산설비 확보 후, 북미서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