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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구성훈 삼성증권 퇴장, '권토중래' 포기한 항우의 쓸쓸함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7-27 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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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권토중래'를 포기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권토중래(捲土重來)는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이 초(楚)나라 항우(項羽)를 기리며 쓴 시의 마지막 구절에 나온다. 7언절구의 이 시에서 '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가 끝 구절이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825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성훈</a> 삼성증권 퇴장, '권토중래' 포기한 항우의 쓸쓸함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왔다면 그 결과는 알 수 없었으리라'라는 뜻이다.

항우는 한(漢)나라 유방(劉邦)과 벌인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졌다. 주위에서는 '잠시 물러나 후일을 도모하라'고 조언했으나 항우는 이를 물리치고 장렬히 전사했다. 훗날 시인이 항우의 마지막을 애석히 여기며 이 시를 지었다. 

구 사장은 27일 삼성증권 이사회에서 삼성증권 ‘유령 주식’ 배당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위원회가 삼성증권 ‘유령 주식’ 배당사고와 관련해 구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을 최종 결정한지 하루 만이다.

그동안 ‘직무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는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던 전례를 구 사장도 따른 셈이다.

2009년 황영기 당시 KB금융지주 회장과 2010년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 2014년 임영록 당시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삼성증권 ‘유령 주식’ 배당사고의 여파가 워낙 컸던 데다 직무정지 3개월 동안 삼성증권이 사실상 경영 공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당부하며 금감원의 영을 세우고 있는 만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가능성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구 사장의 ‘용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 사장은 3월21일 임기를 시작했고 17일 만에 터진 사고로 삼성증권 본사업은 제대로 다뤄보지도 못한 채 계속 사고 수습에만 주력해왔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을 이끌 '정식 도전'의 기회는 제대로 잡아보지도 못한 채 취임한지 4개월 만에 자리를 떠나 이제 '전(前) 사장'으로 남게 됐다.

구 전 사장이 전대미문의 사고로 땅에 떨어진 삼성증권의 신뢰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만큼 직무정지 3개월을 견디고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빗나갔다.

돌아와서 신뢰를 살리고 삼성증권의 기업목표인 '신뢰에 가치로 답하는 것'이 진정한 책임 완수라는 시각도 있었으나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구 전 사장은 금감원의 징계안이 내려진 6월22일 “고객과 주주는 우리에게 ‘신뢰 회복’이라는 크고 무겁고 어려운 숙제를 내렸다”며 “한 치 흔들림 없이 숙제를 완수해 ‘역시 삼성증권’이라는 말을 다시 들어야 한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구 전 사장이 1961년 생으로 올해 만 57세의 임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년을 통째로 공백기로 남겨두게 된 점도 개인적으로 너무 큰 타격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직무정지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직무정지 종료일부터 4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1993년 제일제당에서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긴 뒤 25년 동안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은 구 전 사장이 다른 업권으로 눈을 돌리기에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 전 사장은 평소 ‘선비같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도덕성을 강조하던 사람”이라며 “대표이사로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짊어지면서 후일을 도모할 시간은 3개월이 아닌 4년의 시간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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