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 두번째)이 2011년 12월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아나 노조, 박찬구에 협조 요청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와 노동조합은 2018년 7월25일 성명서를 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 미래를 위한 협조 요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7월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이 촉발된 이후 집회를 통해 박삼구 회장과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퇴진을 촉구해왔다.
7월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항공편이 기내식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서 출발이 줄줄이 지연되는 등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기내식 공급 지연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받아 기내식 납품 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박삼구 회장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을 고발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6개월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2조 원 규모의 채권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점을 들며 박삼구 회장의 퇴진과 함께 박찬구의 협조를 요청했다.
△‘금호’ 둘러싼 상표권 분쟁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형제 사이에 ‘금호’ 상표권 분쟁이 대법원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호산업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상표권 이전 등록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2015년 8월 1심에서 패소했다.
금호산업은 “금호 상표는 1972년 설립된 지주회사 금호실업이 최초로 사용한 뒤 현재의 금호산업에 이르기까지 30년이 넘도록 계속해 출원, 등록, 관리해 오면서 법적 정통성을 승계해 왔다”며 “금호석유화학이 이 상표 지분을 이전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2015년 8월 1심 재판부는 “양측의 상표 사용 계약은 금호석유화학이 이 상표 지분의 상당 부분을 이전받은 이후에 체결됐고 금호석유화학에 상표 지분이 이전되기 전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임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게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바로 항소장을 접수했다.
2018년 3월 2심에서도 금호산업이 졌다. 2심 재판부 역시 “금호아시아나가 금호 상표권의 권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 없다”며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일단 금호석유화학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금호’ 상표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금호산업은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한 상고장을 제출했다.
△형 박삼구 회장과 깜짝 화해 발표
박찬구는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7년여 동안 ‘형제 갈등’을 이어갔으나 2016년 8월 극적으로 화해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8월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서울남부지검에 형사 고소한 ‘아시아나항공 이사 등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과 박삼구 회장, 기옥 전 금호석유화학 사장을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2건을 포함한 관련 사건을 모두 취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글로벌 경제상황과 경쟁여건의 불확실성, 불안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산업별 구조조정의 압박을 받는 상황 속에서 국내 많은 기업이 생사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생사의 갈림길 앞에서 소송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형제가 진행하고 있던 상표권 소송도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 양측이 원만하게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박삼구 회장은 2015년 말 금호산업을 되찾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사실상 재건한 뒤 박찬구와 화해 의지를 드러내 왔다. 그는 2016년 1월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나이도 먹었고 (동생과)화해하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형제가 단순히 법적 다툼을 끝냈을 뿐 진정한 화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박찬구와 박삼구 회장 형제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와 2008년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박찬구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반대했지만 박삼구 회장은 이를 추진했다.
박찬구는 형제경영의 원칙이 훼손됐다고 판단해 분리 경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였다.
둘의 관계는 점점 나빠져 결국 2009년 7월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를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스스로도 물러났다.
박찬구는 2010년 2월 채권단이 금호석유화학의 분리 경영을 결정해 2010년 3월부터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 복귀했다.
△금호석유화학, 박삼구 회장 배임 혐의로 고발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6월 박삼구 회장 때문에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며 박삼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을 때 금호석유화학이 두 회사의 워크아웃 신청 당일과 다음날 두 회사가 발행한 기업어음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박찬구는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황에서 기업어음을 발행해 계열사에 매입하게 한 것은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 등을 상대로 ‘기업어음 거래에 따른 배임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103억 원을 지급하라’며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2016년 1월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의 배임 혐의를 재수사해달라”고 항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어음 발행 시기에 이미 변제능력을 상실했고 기업어음을 통한 자금지원 시 위법적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검찰이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형제간 장기간 법적 다툼
박찬구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두 사람은 여러 건의 송사를 이어갔다. 크고 작은 건수만 10건에 이른다.
박찬구는 2014년 2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와 횡령,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배임 관련 일부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검찰 수사의 배후로 박삼구 회장을 의심했다.
2014년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찬구의 운전기사를 고소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찬구의 운전기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보안용역직원을 사주해 비서실에서 문건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운전기사가 보안용역직원에 86만 원 상당의 식사 등을 제공했으나 이 부분을 놓고 대가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2010년 초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으로 기업어음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금호피앤비화학은 2013년 5월 금호산업을 대상으로 어음금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 분리되기 이전인 2009년 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에게 90억 원과 30억 원 규모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기업어음을 매입하도록 했다.
2015년 10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직전 금호피앤비화학에 발행한 기업어음 대금 90억 원과 이자 30억 원 등 120억 원을 갚으면서 금호석유화학 측에서 관련 소송을 취하했다.
박찬구는 2009년 6월 미공개 내부정보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 262만 주(보유 주식 가운데 88%)를 집중적으로 매도해 102억 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8년 1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금호피앤비화학과 공모해 모두 23회에 걸쳐 아들에게 모두 107억5천만 원을 대여하도록 한 혐의(배임), 제품 납품대금 명목으로 31억9880만 원 상당의 금호석유화학 이름의 전자어음을 발행하고 지급한 혐의(횡령) 등도 추가됐다.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 권한 행사하며 갈등 심화
박찬구는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해 형제간 사이가 더 벌어졌다.
2014년 3월 27일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이사 선임안과 금호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에 반대했다. 박찬구는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기업가치가 계속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찬구는 변호사 3명을 주주총회 현장에 보냈다. 이들은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놓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상호출자제한 해소를 위해 실시한 총수익맞교환(TRS) 방식의 금호산업 주식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에 손실을 끼치는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의 반대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금호석유화학은 같은 해 4월 "주총 당시 출석한 주주와 주식 수를 확인하지 않았고,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우리를 비롯한 일부 주주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표결에 부치지 않는 등 각종 절차적 하자로 이 결의는 부존재 사유가 있다"며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6월 재판부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 주주대표 소송 제기
박찬구는 박삼구 회장, 아시아나항공 전현직 이사 9명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휘말렸다. 경제개혁연대 등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들은 2014년 모두 247억6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들은 2009년 12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한 뒤 발행한 기업어음을 투자가치가 없는데도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2006년 회사가 유류할증료 담합 조사를 받을 때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해 207억 원의 과징금을 경감받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16년 2월 선고 공판에서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