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 기조 연설에서 “네이버는 2019년 ‘연결’이라는 네이버의 본질에 더 집중하겠다”며 “네이버는 사용자와 창작자, 사업자가 직접 연결되고 능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전략을 구상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2009년부터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는 월 35만 명의 사용자가 방문해 사용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는 매일 3천만 명의 사용자가 41만 명의 창작자, 사업자들이 공개하는 160만 개에 이르는 콘텐츠와 1810만 건의 상품을 소비하고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대한민국의 대표 플랫폼으로 규모가 커진 만큼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발견’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봤다.
네이버가 사용자를 대신해 정보를 골라주거나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를 퍼부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새로워진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네이버는 더 이상 3천만 명의 사용자에게 동일한 뉴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옮겨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트래픽 감소에 관한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한 대표는 “트래픽이 줄어들 것이라고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 생각한 건 지금까지 네이버를 열기만 하면 굉장히 많은 콘텐츠들이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어졌던 것과 달리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하는 흐름이 네이버 안에서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새 모바일 버전의 왼쪽 화면에 네이버의 스마트 스토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을 비롯해 블로그 등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들이 사용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
네이버가 ‘웨스트랩’으로 이름 붙여진 이 공간에 처음으로 배정한 것은 ‘커머스’다.
한 대표는 이날 개편안 발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번 개편의 ‘변화’를 상징하는 왼쪽 화면 첫 타자로 커머스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네이버의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20만 명이 넘는 파트너 사업자를 두고 있다”며 “왼쪽 화면은 네이버 담당자들이 콘텐츠를 고르지 않고 실제 판매되고 있는 데이터 랭킹이나 사용자들의 ‘좋아요’와 리뷰 점수 등을 반영해 노출 콘텐츠를 선별하는 방법으로 그 사업자들의 상품이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커머스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도구와 기술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본질적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에 강조했다.
사업자, 창작자들과 소비자, 독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환경과 관계에 네이버는 최대한 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새로운 모바일 네이버를 통해 검색을 직접 입력하는 단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바일 시대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기 시작한 음성과 카메라 등을 활용한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는 한 대표가 이전부터 여러 번 밝혀 온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영향력 강화와 전략적으로 맞닿은 것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3천만 명의 습관을 바꾸는 일은 네이버의 미래를 건 모험이고 도전”이라면서도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3년 뒤 네이버의 미래는 지금같은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모바일 개편이 네이버에게도 사용자들에게도 매우 큰 변화인 만큼 편리한 익숙함과 낯설지만 즐거운 시도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자유로운 플랫폼으로 발전해가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