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과 과제
| ▲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2017년 10월26일 경기도 안양 LS전선 본사에서 열린 사업계획 워크숍에서 4차 산업과 관련해 통신 인프라 구축 관련 사업의 역량을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
구자엽은 초고압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사업에 집중해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선업은 2016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방산업 침체가 지속되고 전기동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세계적으로 전선 발주량이 줄어든 데다 중동 지역의 수주 프로젝트 역시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통상적으로 전선업은 원자재 가격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진다. 전선업체가 계약을 수주할 때 국제적으로 합의된 구리 가격을 기준으로 수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2011년 전기동의 시세가 톤당 1만 달러로 고점을 보인 뒤 줄곧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전선업 역시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LS전선은 2016년 연결기준 매출 3조755억 원, 영업이익 811억 원을 내 전년도보다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30% 하락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5484억, 영업이익 1113억 원, 순이익 548억 원을 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16년보다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33.2%, 순이익은 314.2% 증가했다.
구자엽은 초고압과 해저 케이블 등 고부가가치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초고압 및 해저 케이블은 일반 전선제품보다 원자재인 전기동(구리)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사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변화가 줄어드는 것이다. 해저 케이블은 진입 장벽이 높아 세계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얼마 되지 않는다.
내수시장 정체 상태에 따라 미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공략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수요로, 중동은 전력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로 국내보다 성장성이 높은 편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인프라 투자확대의 기대감으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2017년 3월 미국 계열사인 SPSX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전력공장을 인수하는 등 미국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도 성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베트남의 에너지 수요는 매년 10%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의 도시화 수준은 한국의 1970~1980년대 정도로 2015년 기준 도시화율이 33%에 불과했다. 도시화 진행에 따라 인프라 구축 여지가 높은 셈이다.
동남아시장 확대를 위해 LS전선아시아의 미얀마 법인도 강화해야 한다.
LS전선아시아는 2017년 5월 가온전선과 함께 투자해 설립한 미얀마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미얀마 내수시장 및 주변으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LS전선아시아는 2016년 LS-VINA 및 LSCV의 실적이 2015년보다 감소하는 등 둔화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탓에 신시장인 미얀마 진출을 결정했다.
LS전선은 남한과 북한의 전력망 연결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LS전선은 국내 1위 전선회사로 전력·통신·산업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시작되면 북한과 남한을 잇는 송배전망,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LS전선이 생산하는 초고압 케이블, 송배전 케이블, 광케이블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은 전력 손실률이 높아 낙후된 송전 케이블을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LS전선은 동북아 수퍼그리드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란 몽골의 풍력자원과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가스, 수력자원을 이용해 생산된 전력을 한국, 중국, 일본에 공급하자는 구상이다.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진행되면 LS전선의 고압 직류송전(HVDC) 기술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압 직류송전은 대용량의 전기를 장거리로 보낼 수 있어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5개국의 전력망을 잇는 핵심기술로 꼽힌다. 또 기존의 교류송전 방식보다 전력 변환 및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평가
| ▲ 구자엽 LS전선 회장이 2016년5월9일 오전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
구자엽은 가온전선과 LS산전, LS전선에서 10여 년 넘게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전선분야 전문가인데 보험업에도 정통한 인물이다.
구자엽은 범한해상화재보험(현 LIG손해보험)에 입사한 뒤 영국 런던지사에 오래 근무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주도했다.
가온전선과 LS산전, LS전선에서 10년 넘게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해 전선분야 전문성도 쌓았다.
직원들과 소통에 힘쓰며 직원들 복지도 직접 챙기며 LS전선의 기업문화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직원들에게 전했다.
구자엽은 2018년 7월 LS전선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에서 “한때 ‘기업의 경영 교과서’였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이제 성공이 아닌 실패의 대표 사례가 됐다”며 ‘보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핵심 역량에 집중하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사업 다각화로 몰락한 GE를 언급하며 내실 강화를 역설한 것이다.
또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며 ‘쉼표가 있는 삶’을 통해 직원들이 활력을 찾고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LS전선은 2018년 7월부터 ‘PC 오프(Off)제’와 유연근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는데 구자엽이 일일이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조력자 역할을 경영자의 덕목으로 꼽는다.
공격적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펼치면서 그가 ‘범띠’라는 점과 맞물려 ‘호랑이 경영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일주일의 절반은 LS전선에, 절반은 자회사 가온전선에 출근하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취미는 바둑, 골프, 테니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