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새 성장동력 간편대용식 브랜드 내놓아
허인철은 오리온이 순수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와 사업부문 회사인 오리온으로 분할된 뒤 오리온의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 7월 간편대용식 브랜드인 '마켓오 네이처' 제품들을 내놓았는데 허인철이 신사업 모색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마켓오 네이처는 그래놀라를 활용해 만든 오리온의 간편대용식 브랜드다.
그래놀라는 곡물과 과일, 야채 등을 원물 그대로 구운 식품으로 영양소 파괴가 적으면서도 끓이거나 데우는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편대용식은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식품으로 시리얼, 선식 및 생식제품, 분말스프 등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간편대용식사업을 위해 농협경제지주와 합작해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간편대용식 제품 생산을 위해 경남 밀양에 생산공장을 갖췄다. 밀양 공장에서 국산 쌀과 과일 등 우리 농산물을 원재료로 간편대용식 제품을 생산한다.
오리온은 마켓오 네이처를 내놓은 뒤 한 달 동안 100만 개 이상 팔았다.
△오리온의 중국사업 회복
오리온은 2018년 들어 중국에서 사업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 상반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이 48.7%로 중국 매출 의존도가 크다.
오리온 중국 법인은 2018년 상반기 매출이 2017년 상반기보다 32%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596억 원으로 2017년 상반기 영업손실 190억 원을 냈던 데서 흑자 전환했다.
중국 법인은 2018년 상반기 꼬북칩 등 스낵류와 초코파이 등 파이류 매출이 전년 상반기보다 각각 42%와 32% 늘어났다.
중국에서 경소상의 역할을 확대하는 등 영업체계를 지속적으로 조정한 효과가 나타났다. 경소상은 상품을 직접 사들여 판매하는 상인으로 상품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점에서 제조업자 대리인으로서 상품을 단순 판매하는 대리상과 다르다.
오리온은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부진을 겪어 2017년 중국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13.1%포인트 감소한 46.4%를 나타냈다.
△지주회사체제 갖춰 종합식품회사 토대 마련
오리온그룹의 종합식품회사 도약을 위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이끌었다.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는 신규사업투자 등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회사 오리온은 국내외에서 제과사업에 힘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춘 것이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6월 오리온에서 오리온홀딩스를 인적분할했고 2017년 11월 기준으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201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1의2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맞춰 지주회사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
△오리온에서 새출발
2014년 7월 이마트 사장에서 물러난 지 6개월 만에 제과업체 오리온의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대표급 인사가 1년도 안돼 회사를 옮긴 것은 흔치않은 일이었지만 오리온 외에도 다수의 식품업체가 허인철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5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재무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었기 때문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그룹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오리온 입장에서는 그룹 내 오너일가를 대표해 인재 및 실적 관리 등을 아우를 사람이 절실했을 것으로 풀이됐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허인철에게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부회장’ 직책을 달아줬는데 이는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었다.
| ▲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왼쪽)이 2018년 7월3일 서울 강남구 마켓오 도곡점에서 열린 오리온의 간편 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 론칭 간담회에서 김병원 농협 회장과 마켓오네이처 제품을 맛보고 있다.<연합뉴스> |
△오리온의 새로운 마케팅
허인철은 오리온의 ‘착한 포장’을 앞세워 국내 과자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동결해 판매한 것이다. 포카칩과 초코파이 등 인지도 있는 기존 제품들이 가격을 유지하고 양을 늘렸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렸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를 보면 2015년 11월 가격을 유지한 채 양을 20% 늘리고 맛을 개선해 출시하는 등 총 23개 제품의 포장을 개선했다.
그 뒤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이 제품 매출액이 2014년 12월보다 약 21% 늘어나는 등 효과를 봤다.
2015년 9월 지속적으로 추진한 품질경영이 결실을 맺어 미국의 식품위생 감사기관인 미국제빵협회(AIB)가 실시하는 감사에서 국내외 12개 공장 모두 최상위 점수를 획득했다.
허인철은 2016년 1월 오리온에 초과이익 분배금(PS)을 처음 도입했다. 부임한 뒤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나누겠다는 약속을 지켜 오리온 전 직원들이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 분배금을 받았다.
△오리온그룹의 조직 쇄신
허인철은 오리온그룹의 조직 쇄신 작업에도 적극 나섰다. 회장실을 폐쇄하고 책임경영 강화로 조직 간소화를 꾀했다.
‘오리온’과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OSI)’을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를 간소화하고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했으며 오너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아이팩’까지 합병해 ‘일감 몰아주기’, ‘고배당’ 등의 논란을 잠재웠다.
아이팩은 담 회장이 2011년 횡령배임으로 구속된 뒤 재판 과정에서 개인회사로 알려지며 거액의 배당을 챙겨 눈총을 받은 회사다.
허인철이 오리온에 영입된 지 1년 만인 2015년 7월 기준 오리온의 임원 절반 가까이가 교체됐다. 등기·미등기 임원 17명 중 5명이 교체됐는데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 오너일가(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를 제외하면 사실상 임원 절반이 물갈이된 것이다.
2015년 상반기 내수 침체와 메르스 여파로 제과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오리온은 조직 개편 성공으로 수익성을 회복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오리온은 2015년 상반기 매출 3668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을 거뒀는데 2014년 상반기보다 매출이 4.5%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53.2% 급증했다.
△신세계그룹 떠나
신세계그룹에 기여한 공헌도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었지만 2014년 신세계그룹에 사표를 냈다.
2013년 말 이마트가 2인 대표이사체계로 바뀌면서 허인철 역할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를 놓고 이명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정용진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허인철이 외곽으로 밀려난 모양새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