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놓고 지적 받아
경제개혁연대는 2017년 2월 대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농심그룹은 율촌화학과 엔티에스, 호텔농심, 농심미분,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에서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농심그룹이 그동안 자산 규모가 규제 기준을 밑돌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웠지만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나설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다.
농심그룹은 오너일가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율촌화학과 농심미분 등 회사들은 오너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율촌화학은 포장지회사로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가 지분 31.94%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신 회장 차남인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신회장 부인인 김낙양씨 등 오너일가 지분율이 32.03%에 이른다.
율촌화학은 2017년 매출 가운데 35.7%를 농심 등 계열사들과 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농심의 매출 비중은 31.3%를 보였다.
농심미분은 미분식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신 회장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지분 60%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메가마트와 엔디에스가 지분을 각각 20%씩 쥐고 있다.
농심미분은 2017년 매출의 41.6%를 농심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거둬들였다.
엔디에스는 농심그룹의 정보통신 계열사로 메가마트가 지분 53.97%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 신동익 부회장이 그 지분을 각각 15.24%와 11.75%, 14.29% 들고 있어 오너일가 지분율이 20%를 훌쩍 넘는다.
엔디에스는 2017년 매출의 29.4%를 농심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벌어들였다.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태경농산은 분말스프 등 식품제조와 식자재 유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로 농심홀딩스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태경농산은 2017년 매출 가운데 61.2%를 농심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거둬들였다.
농심엔지니어링은 식품가공설비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농심홀딩스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매출 가운데 24.5%를 농심그룹 계열사들과 거래로 벌었다.
호텔농심은 메가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 지분 57.94%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동익 부회장이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호텔농심은 2016년 기준 매출의 25.9%를 농심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였다. 농심 매출 비중이 15.0%를 보였다.
농심은 농심그룹이 계열사들 사이 내부거래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으며 대주주의 사익 편취를 위해 내부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품 원재료 등 영업비밀 유지 등을 위해 수직계열화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 박준 농심 대표이사(오른쪽)가 2013년 8월30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농심 사옥에서 열린 ‘농심-한국네슬레 전략적 사업 제휴 조인식’에서 그레엠 토프트 한국네슬레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삼다수 잃고 백산수로 생수사업 재도전
2012년 국내 1위 생수 브랜드인 ‘제주삼다수’와 유통계약이 해지됐다. 농심은 당시 생수업계에서 14년 동안 1위를 유지했는데 삼다수 유통권이 광동제약에 넘어 가면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소송전을 벌였다.
2011년 제주도 의회는 제주도개발공사와 농심 간의 삼다수 유통대행 계약이 농심에 독점적 판매권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삼다수 판매 유통을 민간사업자에 위탁하면 일반 입찰을 거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농심은 2011년 12월 제주도를 상대로 조례 무효 확인과 조례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2012년 1월 제주도개발공사를 상대로 제주삼다수 공급중단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전을 벌이고 있던 2012년 3월 제주도개발공사는 삼다수 판매회사 입찰을 실시했다. 광동제약, 롯데칠성, 샘표식품, 남양유업, 웅진식품, 아워홈, 코카콜라음료 등 7개사가 입찰에 참여해 7: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입찰결과 광동제약이 판매권을 따냈다.
2012년 10월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가 제주도개발공사와 농심 간 판매계약이 같은 해 12월 종료한다는 판정을 내리고 중재비용을 농심이 부담토록 했다. 이로써 소송전은 제주도개발공사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중재판정서는 법원의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2012년 12월 삼다수 판매계약이 종료되자 농심은 곧바로 '백산수'를 출시했다. 생수사업이 초기 대규모 투자만 하면 미래 수익성이 보장되는 유망사업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삼다수와 프랑스 프리미엄 생수 ‘볼빅’을 유통하면서 생수를 직접 생산해 자체 브랜드를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지리산과 울릉도는 물론 프랑스와 미국 하와이 등 물 좋다는 곳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농심 백산수는 생수시장에서 부동 1위인 제주 삼다수에 이어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등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라면 가격 담합 논란
2012년 농심은 라면 가격 담합 혐의로 1천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받았다. 2016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080억 원과 환급가산금 94억 원을 포함한 1174억 원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라면 제조4사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6차례에 걸쳐 라면 가격을 담합했다며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에 모두 과징금 1354억 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라면 제조사들은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15년 12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려 라면 제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 주장과 달리 '과점 사업자 간' 담합이라고 볼 수 있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업체간 라면가격 정보교환이 담합을 위한 것이 아니라 1등 업체인 농심을 따라가는 가격 추종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미국에서 농심과 오뚜기에 걸린 집단소송을 고려한 '애국적 판결'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농심과 오뚜기는 미국에서 라면 가격 담합과 관련해 수천억 원 규모의 집단소송에 휘말렸는데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최대 4천억 원이 넘는 벌금을 낼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