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일가 실태 점검 결과 발표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TF)는 2018년 5월30일 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대한항공 직원들을 이용해 해외에서 개인 물품을 사들이고 세관을 속여 밀반입했다는 의혹을 놓고 실태 점검을 실시한 뒤 결과를 발표했다.
관세청은 먼저 대한항공이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로 지정돼 있어 상대적으로 일반 기업에 비해 검사 지정률이 낮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이 항공기 제조와 수리공장, 영업용 보세창고, 기내식 보세 공장 등 항공물류 프로세스 전 분야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밀수를 실시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기와 관련 없는 일반물품과 항공기 부분품이 같은 대한항공 영업용 창고에 반입된 뒤 수입통관 되고 있었다고 태스크포스는 밝혔다.
대한항공이 낮은 검사지정률과 자율적 관리체제를 악용하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개인 물품을 위장 반입할 수 있는 셈이다.
승무원들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물건을 밀반입을 도왔다는 의혹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다수 승무원들은 간소한 화물을 소지하고 있어 일반 여행자보다 검사율이 낮고 입국장 엑스레이 검사 등 간이검사를 주로 실시하기 때문에 귀금속, 시계, 보석 등 부피가 작은 고가의 물품을 은닉해 세관 감시망을 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부피가 큰 드레스 등은 승무원이 밀반입을 도울 수 없다고 봤다.
태스크포스는 현행법상 여행자들이 출국 시 구매한 면세 물품과 외국 현지에서 구매한 물품 합산 가격이 600달러 이상을 초과하면 관세를 내야 하지만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이런 과정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회지도층 입국장 검사 권고안 발표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TF)는 2018년 5월30일 한진그룹 오너일가 밀수 의혹과 관련해 사회지도층의 입국장 휴대품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고안은 구체적으로 △사회지도층의 휴대품 검사 강화 △과잉 의전 제한 △상주직원·초대형 화물 통로 등 관리 강화 △휴대품 통관검사체제 근본적 재검토 △위법 위험도 큰 항공사 집중 관리방안 마련 등으로 구성됐다.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는 고액쇼핑 등을 위해 빈번히 출국하는 일부 계층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관리하며 휴대품 세관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관세청에 권고했다.
여행자 휴대품 검사율이 상당히 낮은 통관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 셈이다. 현재 휴대품 검사율은 1.5%이며 정치인과 고위 관료,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무작위 검사 대상에서 암묵적으로 배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는 항공사 의전팀에게 검사가 끝난 수하물을 대신 운반해주는 과잉 의전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대리 운반 수하물을 더 철저히 검사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밀수 통로로 의심 받은 상주직원과 중대형 화물 통로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상주직원 통로에 있는 공항공사 관리CCTV 영상정보의 보존기간을 늘리고 중대형 화물 통로에 CCTV를 추가 설치해 세관당국과 수시로 공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중대형 화물 통로로 웨딩드레스를 밀반입했다는 폭로가 나왔지만 세관당국은 수기 자료의 보존기간(3년), CCTV 영상 보존기간(1개월)이 모두 지나 입증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압수수색
관세청은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해외에서 명품을 산 뒤 대한항공 직원을 통해 세관을 거치지 않고 물품을 자택으로 들여왔다는 의혹을 놓고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4월23일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 3곳과 전산센터, 한진관광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한 것을 시작으로 5월2일과 5월3일, 5월16일, 5월21일 대한항공 사무실과 협력기업 등울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은 5월3일 압수수색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에서 모두 3곳의 비밀공간을 발견했다. 1곳은 조 회장 측에서 열어줬고 2곳은 제보를 받고 수사관이 열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밀공간들은 4월19일 경찰이 실시한 2차 압수수색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관세청은 비밀공간에 있던 물품들을 정밀 채증해 박스 2개 분량의 압수품을 확보했지만 특정한 밀수와 탈세 관련 물품은 찾지 못했다.
5월21일 진행한 대한항공 협력기업 압수수색에서는 조 회장 일가가 밀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2.5톤 분량의 현물을 찾아냈다.
이 기업은 대한항공에 기내식을 납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창고에 조 회장 일가의 물품을 보관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4월25일 대한항공과 인천본부세관의 유착 의혹을 놓고 내부감사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TF) 발족
김영문은 면세점 사업자 비리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관세청을 쇄신하기 위해 2017년 10월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관세행정혁신 태스크포스는 2017년 10월24일 서울세관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12월22일에는 두 번째 회의가 열렸다.
태스크포스는 대내외 관세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과거 관행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원점에서 점검하고 앞으로 관세행정이 나갈 방향과 과제를 검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원들은 관세청 직원 8명, 경제계, 법조계 등 외부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됐다. 태스크포스 위원장은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공동대표가 맡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태스크포스 활동과 관련해 “외부에서 면세점과 적폐청산을 많이 생각했는데 업무혁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면세점 선정과 특허심사 연장 과정은 기획재정부 태스크포스 지침을 반영해 투명성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관세청장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30일 제28대 관세청장으로 김영문을 선택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청장은 검사시절 첨단범죄 수사통으로 인정받았던 법조인”이라며 “청렴하고 강직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관세청을 국민과 기업에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관세청장은 그동안 기획재정부 등 경제관료 출신이 맡아왔는데 검사 출신 김영문이 선임되자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세청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 검사 출신을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은 “관세청과 관련해 여러 내부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만큼 내부인사보다 외부인사 가운데 개혁을 주도할 적임자를 찾았다”며 “그 과정에서 김 청장이 임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김영문이 관세청 업무와 연관성이 적다는 지적에 “김 청장은 오랫동안 첨단수사분야에서 일을 해왔다”며 “이 업무들이 관세청의 고유업무와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대답했다.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비리, 최순실씨의 인사 개입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어 개혁의 필요성이 일찌감치부터 대두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 청장은 부장검사 출신으로 마약조직수사부, 첨단범죄수사부 등을 이끌며 관세청과 합동수사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라며 “관세행정 비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관련 범죄 수사 전문가의 임명은 혁신적이고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김 청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이며 참여정부 시절 행정관이기도 하다”며 “김 청장이 문재인 정부의 그저 ‘입맛에 맞는 인사’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문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던 문 대통령 밑에서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문 대통령이 부산에서 왕성하게 변호사로 활동하던 1995년 부산지검에 초임검사로 부임한 인연도 있다.
1970년대 초대 관세청장을 맡았던 이택규 전 청장과 2대 관세청장을 맡은 최대현 전 청장 이후 39년 만에 검찰 출신이 관세청 수장에 오르게 됐다.
| ▲ 김영문 관세청장이 2018년 5월30일 오후 인천세관 등 인천공항 업무 현장 점검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지평 파트너변호사 시절
지평 변호사 시절 공정거래와 지식재산권, 자원·에너지 인프라와 관련된 분야의 업무를 많이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평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주축이 돼 2000년 설립한 법무법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요직에 지평 출신이 연달아 기용되며 주목을 받았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2017년 7월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데 이어 김영문이 검사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관세청장에 선임됐다.
△검사 시절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 부장검사 시절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했다.
2014년 대구지검 부장검사 시절 1천억 원 분식회계로 사기대출을 벌인 혐의로 자동차부품회사 대표 등 3명을 기소했고 1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2013년과 2014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시절 국내 포탄제조기술과 장비를 미얀마 군부에 불법수출한 혐의로 무역회사 대표 등을 구속기소했다. 또 회삿돈 수백억 원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보광그룹전 부사장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2013년 11월 미국 대학입학시험(SAT)의 기출문제를 빼돌려 학원 강의 등에 활용한 어학원장과 기출문제를 불법 유통한 브로커 등 22명을 적발해 기소했다.
국내 군사기술의 미얀마 유출과 미국 대학입학시험 기출문제 유출 사건 등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김영문은 이와 관련해 직접 언론 브리핑을 열어 수사결과를 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