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이후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징계절차를 시작했는데 징계 결과에 따라 매매거래 정지는 물론 상장폐지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징계 안건은 10일 열리는 감리위원회에서 상정되고 이후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징계 수위가 최종 결정된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이를 승인한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이 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대표이사 해임권고와 검찰고발조치도 받을 수 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1일 조치 사전통지서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감사인에게 보냈다. 조치 사전통지서에는 지난해 초부터 실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를 마치고 단순 회계처리 규정 위반이 아니라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나스닥 상장사인 다국적기업 바이오젠과 손잡고 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며 바이오시밀러사업을 시작했다.

두 회사는 바이오에피스에 각각 2805억 원(85%)과 495억 원(15%)을 출자했다. 대신 바이오젠은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연결실적에 반영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배하고 있는 모회사라는 의미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바꿨다. 관계회사는 지분은 있지만 경영권을 지배하고는 있지 않다는 뜻이다.

관계사로 바뀌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결실적에서 제외됐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회사가 관계회사로 전환되면 지분가치 평가를 장부가액이 아닌 시장가액으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시장가격이 4조8천억 원으로 평가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적자를 내는 회사에서 2015년 단숨에 1조9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회사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이를 놓고 상장을 앞두고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관계회사로 바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부터 특별감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처리했다는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 회계사기를 저질렀다면 이는 분식회계에 해당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분식회계 금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이면 상장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기자본은 4조 원이기에 상장폐지 기준을 넘는다.

다만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모든 기업들이 상장폐지되지는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처럼 매매거래 정지라는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들 10곳 가운데 7곳이 상장폐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