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업황 악화로 결제 수수료 아닌 새 수익원의 필요성이 높아졌고 시장에 앞서 뛰어든 KB캐피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중고차를 사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할부금융과 리스금융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2015년에 ‘KB국민이지오토론’을 출시하면서 신차 대상의 할부금융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 사업범위를 중고차까지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카드는 중고차 할부금융에 관련된 사업모델, 심사전략, 전산개발 등을 자문할 회사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금융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아직 구체적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관련된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국민카드는 중고차시장에서 거래되는 차량 규모가 2017년 기준 30만 대까지 늘어나면서 관련된 할부금융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할부금융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조2천억 원으로 집계돼 2012년 3조 원에서 4년 동안 연평균 10%씩 커졌다.
국민카드가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카드업계 2위 수준인 회원 1967만 명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중고차 할부금융사업에 유리할 수 있다.
같은 시기에 신차 할부금융시장에서 58억4천만 원을 취급해 2016년 3분기보다 1400% 이상 늘어난 데에도 많은 회원 수가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카드는 중고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검토하면서 KB캐피탈과 협업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KB캐피탈 관계자는 “국민카드가 중고차 할부금융사업을 시작한다면 시너지를 위해 협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아직 초기 검토단계라 확실하게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카드가 KB캐피탈과 중고차 할부금융분야에서 제대로 협업한다면 관련 사업을 먼저 시작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보다 유리한 위치에 더욱 손쉽게 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KB캐피탈은 중고차 시세를 확인하고 매매를 중개하는 온라인플랫폼 ‘KB 차차차’를 통해 중고차 금융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풍부하게 쌓았다.
국민카드와 KB캐피탈은 라오스 현지회사인 코라오그룹과 셋이 합작해 세운 ‘KB코라오리싱’을 통해 라오스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등 협업 경험이 있다.
다만 국민카드가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 뛰어들면 KB캐피탈과 사업범위가 겹쳐 서로의 수익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카드가 일반 캐피탈회사들보다 낮은 대출금리와 높은 세제혜책 등을 적용한 중고차 할부금융상품을 내놓으면 KB캐피탈의 고객층이 국민카드로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국민카드 관계자는 “협업도 아직은 논의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만약 KB캐피탈과 협업하게 된다면 서로의 수익을 잠식하지 않고 운용의 묘를 살려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