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과 과제
| ▲ 김준호 SK하이닉스시스템IC 사장(가운데)이 2017년 7월10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시스템IC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준호는 SK하이닉스가 7월1일 분사해 설립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전문 신설법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SK하이닉스에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현재 2%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분사를 결정한 것은 점점 성장전망이 주목받고 있는 위탁생산사업을 SK하이닉스가 세 성장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키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술전문가가 아닌 김준호가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SK그룹의 SK하이닉스 인수 초기와 같이 신설법인의 인력과 재무관리, 효율적인 사업운영 등을 도맡아 안정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만큼 시스템반도체사업에 SK하이닉스가 진지하게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은 아직 경쟁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사업경험도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아주 적은 편이라 향후 연구개발과 생산투자 등에 들여야 하는 금액도 매우 큰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김준호가 재무관리와 비용 효율화에 이전부터 성과를 낸 장점을 살려 회사를 초반부터 안정감있게 자리잡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셈이다.
김준호는 중국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은 중국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이 중국에 진출하면 성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가 될 반도체설계(팹리스)업체들이 중국에 1천여 개 이상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는 200㎜ 웨이퍼를 쓰는데 중국 반도체설계 회사들이 주로 설계하는 제품도 200㎜ 웨이퍼에 기반하고 있다.
◆ 평가
김준호는 검찰청 시절 강직한 성품의 '스타검사'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강금실 법무부장관 직속의 법무부 정책기획단 소속으로 검찰과 법무개혁을 주도했다. 당시 정책기획단은 법무행정 전문화, 한시적 특검제 논의 등 현안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작업을 맡았다.
김준호가 부장검사로 합류한 것은 이전부터 검찰 내부에서 강직한 성품에 능력도 뛰어난 스타검사로 이름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강금실 장관은 정책기획단 구성에 철저히 능력 위주로 인사를 검토했다며 소속 검사들을 ‘핵심 브레인’으로 꼽았다. 김준호는 엘리트코스로 꼽히는 대검 중수3과장과 법무부 검찰1과를 모두 거쳤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기택 대법관, 김진태 전 검찰총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이 김준호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김준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신임을 얻고 능력도 인정받는 만큼 SK그룹의 주요 변화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그룹의 SK하이닉스 인수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 등 주요 인수합병의 실사과정에 핵심임원으로 참석하며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가 조직개편 또는 분사 등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때 등판하는 ‘해결사’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준호는 SK하이닉스로 넘어온 뒤 물리학부터 배우는 등 반도체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한다.
김준호가 기술 중심인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사업보다 고객사 유치가 중요한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 제격이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