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익성 개선
최치훈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했다. 외형을 확장하기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삼성물산은 2017년에 건설부문에서 매출 11조9830억 원, 영업이익 5010억 원을 냈다. 2016년보다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5배 가까이 늘었다.
준공했거나 준공이 임박한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매출이 줄었으나 여러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국내에서 7조3180억 원, 해외에서 3조1930억 원 등 모두 10조5110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29조9840억 원이다.
2017년 초 그동안 중단하다시피 했던 주택사업 수주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2015년 말 서울 서초무지개아파트 수주전에 모습을 드러낸 뒤 1년 넘게 재건축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이를 놓고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런 시장의 의구심을 지우기 위해 주택사업 수주 재개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2017년 전국 어느 곳의 재건축사업에도 도전하지 않았다. 기존에 수주한 주택물량의 분양을 성공하기 위해 주택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는 말이 건설업계에 안팎에서 꾸준히 나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업성 있는 강남권 재건축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갈수록 재건축시장이 혼탁해지고 있어 사업기회를 잡기 힘든 상황"이라며 "외부환경만 나아지면 수주에 도전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하반기에 2017년 첫 분양을 실시했는데 주택사업에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삼성물산은 2017년 9월에 서울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의 분양에 성공했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85가구를 모집했는데 모두 7544명이 모여 평균 4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월에 분양한 래미안DMC루센티아도 평균경쟁률 15.1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삼성물산이 ‘로또청약’ 열풍에 힘입어 분양에 성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래미안강남포레스트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보다 평당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청약만 당첨되면 평균 2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나돌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사업에서는 소극적 태도를 여전히 유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 3곳 사업장에서 모두 15억3473만 달러를 신규수주했는데 이는 2014년과 비교하면 수주금액이 4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주요 전자계열사로부터 공사물량을 배정받아 매출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감안할 때 앞으로 새 먹거리를 해외사업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증권가로부터 나왔다.
|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당시)이 2016년 11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2015년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합병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합병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결국 합병은 성사됐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015년 5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한다고 밝힐 당시 삼성물산의 3대주주였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비율을 0.35대 1로 하겠다고 밝혔는데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 합병비율을 문제삼았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저평가했다”며 “주주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삼성그룹쪽과 엘리엇매니지먼트쪽의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최치훈은 40여 일 동안 삼성물산 지분을 지닌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본사가 몰려있는 한국, 싱가포르, 홍콩에 오가며 해외 주주들을 설득해 찬성표를 모았다. 당시 최치훈이 외부로 다니느라 사실상 경영활동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2015년 7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합병안을 승인받았다.
삼성물산은 2016년 상반기에 해외사업 부실과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신규수주 부진 등으로 경영여건이 급격히 나빠졌다. 최치훈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나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신규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덩치가 비대해진 삼성물산의 조직규모도 축소했다.
최치훈은 2016년 9월 삼성물산의 빌딩사업부를 축소했다. 빌딩사업부에 있던 주택사업본부와 하이테크사업본부를 본부 단위에서 팀으로 축소한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6년 1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이후 경영이 정상화궤도에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6년 2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뒤부터 꾸준히 분기마다 영업이익을 냈다.
△ 삼성물산 사장 취임
최치훈은 2011년부터 삼성카드 사장을 맡았는데 2013년 말 임원인사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장 사장으로 발탁돼 자리를 옮겼다.
건설전문가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건설업계 수장에 오른 것이 다소 뜻밖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치훈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카드 등에서 최고경영자를 맡은 경험이 있지만 현장 중심으로 사업이 돌아가는 건설사의 경영을 맡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국내와 해외 모든 사업에서 삼성물산이 고전하자 실적 개선의 임무를 받고 삼성물산 사장에 투입된 인사로 해석되기도 했다. 최치훈은 삼성SDI와 삼성카드 사장을 맡으며 짧은 시간 안에 수익성을 개선하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최치훈이 GE에서 에너지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이유를 들어 삼성물산의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최치훈은 GE에너지 서비스부문 아시아사장, GE파워시스템 아시아사장, GE에너지 서비스부문 전세계 영업총괄 사장 등을 맡았는데 삼성물산의 태양광사업 진출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치훈은 삼성물산 취임 후 1년 동안 내실 다지기를 강조해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은 2014년에 매출 5조1296억 원, 영업이익 2134억 원을 냈다. 2013년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92.1%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