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국 미국 일본 연합은 적극적이고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는 반면 도시바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은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를 놓고 한미일 연합과 웨스턴디지털 중심의 미일 연합의 인수전략이 달라지고 있어 막판 인수전에 변수로 떠올랐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CEO. |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일본 산업혁신기구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은 획기적인 인수금액을 제시하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산케이신문은 9일 한미일 연합이 2조 엔의 인수비용에 4천억 엔의 연구개발비를 포함해 2조4천억 원(약25조 원)을 제공하는 최종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제안은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5675억 엔, 애플이 3350억 엔, 미국의 IT대기업이 2200억 엔을 내놓는 방식이다. 도시바는 2500억 엔, 그 외 일본기업이 275억 엔을 부담하고 대형은행이 6천억 엔을 우선주 융자로 출연한다.
의결권 비율은 베인캐피털 49.9%, 도시바 40%, 일본기업 10.1%로 일본 쪽이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도시바는 13일 이사회에서 메모리사업 주인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제안한 새로운 인수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당초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통해 1500억 엔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지분을 겨냥한 직접투자보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개발 및 생산 공동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공동으로 욧카이치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존 도시바 6, 웨스턴디지털 4의 지분으로 5대 5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빠져나가면서 웨스턴디지털이 주도한 연합에 참여한 미국 사모펀드 KKR과 산업혁신기구, 일본 정책투자은행이 인수주체가 된다. 이들은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2조 엔에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