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외로워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김영재 원장과 박채윤씨의 2차 공판에서 김 원장 변호인이 “(청와대를 출입할 때)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잘 못 챙겨준다고 느꼈나”라고 묻자 박씨는 “그렇다.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외로워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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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박씨는 14회 가량 청와대에 들어가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났다.
김 원장 변호인이 “박 전 대통령과 얼굴 흉터 등에 대해 상담했는가”라고 묻자 박씨는 “네”고 대답했다.
박씨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멍이 들거나 보톡스 시술로 얼굴이 비대칭이 되면 박씨를 불러들여 간단한 시술을 받았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비극적인 가족사 등 개인적인 얘기들도 털어놓았다고 진술했다.
김 원장 변호인이 “박 전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실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가”라고 묻자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이 힘들어 하기도 하고 (함께)울기도 했다”고 대답했다.
박씨는 “박 전 대통령은 부모를 잃고 위가 안 좋아져 밥을 잘 못 먹어 힘들다고 했는데 연민의 정을 느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시국 걱정을 하며 밖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남편인 김 원장이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한 적이 없다”고 위증하게 된 것은 박씨가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박씨는 “남편은 누구에게도 거짓말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청문회 당일 제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얘기하면 안 된다’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엔 박 전 대통령에게 시술하지 않았지만) 일단 시술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세월호 7시간까지 우리 책임으로 돌아오고 아이들이 평생 큰 상처를 받을까 우려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또 세월호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시술과 관련한 내용을 발설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이 전 행정관이) 크게 문제 될 거라면서 (박 전 대통령) 시술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휴대폰까지 버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