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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로 8900억 조달 예고, 송호준 인도네시아 니켈·유럽 양극재 사업 확장 탄력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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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에코프로비엠이 유상증자를 통해 8861억 원을 조달한다. 당초 목표로 했던 1조2천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해외 양극재 핵심 소재 공급망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 목적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투자와 헝가리 공장 생산시설 확충이다. 회사는 니켈 공급망 수직 계열화를 통해 양극재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해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로 8900억 조달 예고, 송호준 인도네시아 니켈·유럽 양극재 사업 확장 탄력
▲ 송호준 에코프로비엠 신임 대표이사. <에코프로>

최근 회사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송호준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는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송 대표가 이번 투자를 성과로 연결해 대규모 유상증자의 타당성과 경영능력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에코프로비엠은 13일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액이 주당 8만9500원으로 확정됐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수는 총 990만990주로, 약 8861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본래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1조2천억 원 수준으로 계획했으나,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3천억 원 이상 규모가 줄었다.

지난 6월 회사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빠르게 하락했다. 유상증자의 핵심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투자인데,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글로벌 배터리 산업이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니켈 함량이 높은 삼원계 배터리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회사는 당초 계획대비 유상증자 규모 축소에도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에 예정대로 76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사용할 예정이었던 2850억 원의 투자 계획을 취소하면서까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투자를 밀어붙인 것이다. 

이는 상용화 시점이 다가오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 니켈 소재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6일 삼성SDI와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등 소재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과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내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 파나소닉도 내년부터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정부 주도 아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의 비싼 가격은 상용화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300달러 수준으로 삼원계 배터리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송 대표는 니켈 자체 조달로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가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전체 원가에서 하이니켈 양극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5-% 가량으로 추정된다. 또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니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구축한 자체 공급망을 통해 니켈을 조달하면 외부 구매 방식과 비교해 생산 원가를 20~3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프로비엠 유상증자로 8900억 조달 예고, 송호준 인도네시아 니켈·유럽 양극재 사업 확장 탄력
▲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전경. <에코프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투자금을 제외하고 남은 1211억 원은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생산능력 확충에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만 생산하던 데브레첸 생산라인을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병행 생산라인으로 개조하고, 전고체와 나트륨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위한 파일럿 생산라인도 구축한다.

현재 5만4천 톤 수준인 헝가리 공장의 양극재 생산설비를 증설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준공식에서 향후 양극재 생산능력을 연산 10만8천 톤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송 대표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산업가속화법(IAA)을 통해 내년부터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셀, 양극재, 음극재 등 핵심 소재 3가지의 역내 조달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유럽 지역 내에 대규모로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에코프로비엠을 제외하면 벨기에 유미코아와 독일 BASF뿐이다. 

올해 들어 유가가 치솟으며 전기차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자급률은 5%에 불과하다.

유럽 현지 진출을 선언한 중국 양극재 기업들도 대부분 LFP 양극재 위주로 생산할 예정이어서,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 부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성장 축은 유럽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이라며 “유럽 현지 생산기반은 공급망 현지화 요구가 강화될수록 경쟁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에 투자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는 내년 2분기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유상증자의 경우, 실권주가 발생하면 공동 대표주관사가 잔액을 전량 인수하는 구조인 만큼 8861억 원 조달 금액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니켈 사업 투자 외에 헝가리 공장 증설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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