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세’ 제도가 가상자산 소득을 상금이나 복권 당첨금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소득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 13일 가상자산업계 안팎에서는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9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원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소득금액에서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20%(지방소득세 포함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타소득 분류의 주요 문제점으로는 ‘결손금 이월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결손금 이월공제는 특정 연도에 발생한 손실을 다음 연도 이후의 이익에서 차감해 과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말한다.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커 연도별 투자 손익의 편차가 큰 자산이다. 하지만 현행 과세 체계에서는 같은 해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의 이익과 손실만 합산할 수 있고 이전 연도에 발생한 손실은 공제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투자자가 2027년 1천만 원의 손실을 보고 2028년 1천만 원의 이익을 거뒀다면 2년 동안 누적 수익은 0원이지만 2028년 이익에는 세금이 부과된다.
이에 가상자산업계에서는 투자자의 실질적 수익을 고려할 수 있도록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현행 과세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월 시장조사업체 타이거리서치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73.7%가 현행 가상자산 과세 제도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주로 △다른 금융자산과 형평성 부족 △실제 손실과 취득가액의 정확한 반영의 어려움 △투자자 보호제도 미비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연 250만 원 초과 시 22%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설문조사에서는 가상자산 과세 관련 제도적 인프라의 부재와 시장 위축 우려도 제기된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9.7%가 과세제도가 현행대로 진행되면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73.1%는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가상자산 거래 유형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과세 대상 소득과 취득가액을 정확하게 산정할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시장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9월21일 진행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은 언제 얼마에 샀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에 샀는지를 알아야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하고 세금을 매길 수 있는데 그 기본적인 과세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한 세수 확보에 급급해 준비가 미흡한 법안을 강행하기보다는 지금이라도 거래 유형별 경제적 실질에 맞춘 소득 재분류, 손실 이월공제 도입, 통합 전산 체계 구축 및 기본법 제정을 선행하는 전면적 세제 재설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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