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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실가스 감축' 글로벌 스탠다드 구축 본격화, 해외실적 국내 활용·민간투자 확대 과제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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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국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거래할 수 있는 탄소시장 체계 구축에 나서면서 정책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 탄소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국내 기후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과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감축실적의 국제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온실가스 감축' 글로벌 스탠다드 구축 본격화, 해외실적 국내 활용·민간투자 확대 과제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VCM) 세부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GVCM은 기업이나 국가가 해외에서 온실가스를 줄인 실적을 '탄소크레딧'으로 인증받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국제시장이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이 개발도상국에 온실가스 감축설비를 설치하면 이를 통해 확보한 감축실적을 크레딧으로 발급받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크레딧을 구매한 국가나 기업은 국제적 승인과 관련 제도상 요건을 충족하면 이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나 탄소배출 규제 의무 이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및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2월 구축 로드맵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 구체적인 시장 운영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 감축사업을 시행한 국가의 이전 승인을 받은 크레딧과 승인받지 않은 크레딧을 구분해 활용할 계획이다.

이전 승인을 받은 크레딧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과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등 규제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승인받지 않은 크레딧은 기업의 자발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에 활용하도록 한다.

한국거래소를 활용한 거래시장을 구축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거래정보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참여 희망국을 확보하고 11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계기로 참여 의향을 확인한 뒤 2027년 크레딧 발행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세계은행과 녹색기후기금의 기존 감축사업을 GVCM과 연계하는 방안도 협의한다.

정부가 국제 탄소시장 구축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탄소시장의 성장에 따른 경제적 기회가 자리한다.

한국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국제감축분 3750만 톤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추가로 줄이는 노력을 우선하면서 해외 감축실적을 목표 달성의 보충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국제 탄소시장 확대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올해 1월 발표한 분석에서 글로벌 탄소크레딧 시장이 2030년 50억~200억 달러, 2050년에는 600억~2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메탄 포집이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의 감축사업을 추진한 뒤 크레딧을 판매하면 설비·기술 수출에 더해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 감축실적의 국내 규제 활용이 허용된다면 기업의 탄소배출권 확보 수단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온실가스 감축' 글로벌 스탠다드 구축 본격화, 해외실적 국내 활용·민간투자 확대 과제
▲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24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외에서는 이미 국제 감축실적을 산업 투자와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에 활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공동크레딧제도(JCM)를 통해 올해 4월 기준 32개국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탈탄소 설비투자와 감축실적 확보를 연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24년부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한 국제 탄소크레딧으로 기업의 탄소세 과세대상 배출량 최대 5%를 상쇄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국제 탄소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별개로 실제 감축실적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해외 감축실적을 국가 감축목표에 반영하려면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사업 시행국의 이전 승인과 국가 간 상응조정 등 이중계산 방지 절차가 필요하다.

정부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더라도 실제 온실가스 감축 효과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닌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감축량 산정 및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갖추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국내 배출권거래제와의 연계도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GVCM 크레딧이 국제적 신뢰성과 상응조정 및 국내 법규상 요건 등을 충족하면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정범위와 적용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외 크레딧 활용이 확대되면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국내 배출권시장 수급과 기업의 자체 감축투자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투자를 실제 감축사업과 크레딧 거래로 연결하는 것도 관건이다.

국제 탄소시장은 국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더라도 실제 감축사업 개발과 감축량 검증 및 크레딧 발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올해 5월 국제 탄소크레딧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기업이 2025년에 사용하지 못한 상쇄한도를 2026년으로 이월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국 역시 시장 구축과 참여국 확보에 더해 초기 사업자금 조달과 안정적인 크레딧 공급, 구매 수요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GVCM에서 발행한 크레딧의 국내외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인증 절차도 추진될 전망이다.

한 재경위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크레딧 첫 발행은 빨리 한다면 2028년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경우 크레딧들은 쓸 수 있는 곳이 제한이 돼 있는데 국내  배출권 시장에 쓰는 것이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에서도 끌 수 있데 인증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CORSIA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국제선 항공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분을 항공사가 인증된 탄소크레딧 구매·사용 등을 통해 상쇄하도록 마련한 국제적 탄소배출 관리제도다. 권석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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