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정책 변수에 따른 부담이 큰 미국보다 이미 생산 기반과 비중국 경쟁력을 확보한 동남아 폴리실리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미국 시장 호재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OCI홀딩스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을 두 달여 앞두고 시장 환경에 호기를 맞았음에도 현지 태양광 셀공장 구축 연기를 또다시 결정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생산 기반과 비중국 경쟁력을 확보한 동남아 폴리실리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미국 시장 호재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확장법에 따른 태양광 원재료 최저가격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12월4일부터 수입 태양광 폴리실리콘에 kg당 21달러의 최저수입가격(MIP)을 적용한다.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국산이 kg당 5달러, OCI홀딩스가 생산하는 비중국산이 kg당 18달러 안팎으로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 이후에는 중국산과의 가격 격차가 사라지는 만큼 OCI홀딩스로서는 수혜를 입을 여지가 많다.
더구나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 50%까지 적용돼 제품 가격이 kg당 31.5달러로 뛰면서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다만 OCI홀딩스는 이런 정책적 호재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세부 시행령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미국 현지 태양광 셀 설비 투자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시행령 방안에는 국가별 예외 적용 여부와 관세 면제 범위, 미국 현지 투자 기업에 관한 인센티브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OCI홀딩스는 애초 2025년 2월 미국 셀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같은 해 10월 관세를 비롯한 정책 불확실성 문제로 이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도 무역확장법 세부 시행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지난 9월30일 다시 한 번 미국 태양광 셀 설비 투자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미 보유한 부지가 있고 인허가와 산업용수도 모두 마련됐지만 설비 투자를 결정하기에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우현 회장은 기존에 확보한 태양광 원료의 비중국 가치사슬 강화에 역량을 쏟으며 미국 시장의 정책적 호재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를 통해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갖췄다. 베트남에서는 이를 활용해 웨이퍼를 생산한 뒤 미국 태양광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태양광 발전용 셀은 폴리실리콘을 가공한 잉곳(폴리실리콘 덩어리)을 얇게 썰어 만든 웨이퍼 표면을 처리해 만든다. 태양광 셀을 여러 장 연결하고 관련 부자재를 붙이면 우리가 흔히 보는 태양광 패널(모듈)이 된다.
비중국 공급망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 내 태양광 제품 생산 역량과 비교해 소재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된다.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약 50GW 수준인 반면 OCI홀딩스를 포함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의 합산 공급능력은 약 34GW에 그친다.
| ▲ OCI홀딩스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응해 실제 생산역량 확대와 기술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이우현 회장(1열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8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회 지속가능 에너지·인프라·환경 클린 테크놀로지 국제 학술대회(ICSEIE-CT 2026)’에 참석한 뒤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 OCI테라서스 > |
OCI홀딩스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응해 실제 생산역량 확대와 기술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OCI테라서스 홈페이지를 보면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한 이 회장의 투자 확대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회 지속가능 에너지·인프라·환경 클린 테크놀로지 국제 학술대회(ICSEIE-CT 2026)’에 참석해 2030년까지의 비전과 목표로 누적 투자액 100억 링깃(약 3조 원)과 연간 생산능력 7만 톤, 인력 2000명 확충 등을 내놨다.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이 회장은 “2028년부터 2029년까지 생산될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과 베트남 웨이퍼는 완전 ‘솔드아웃’ 상태”라며 “빠른 속도로 증설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웨이퍼 설비와 관련해서는 태양광용 웨이퍼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이른바 ‘박편화’ 기술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웨이퍼 두께를 기존 130㎛(마이크로미터)에서 110㎛로 낮추는 공정을 도입해 동일한 설비 용량으로도 연산 2.7GW(기가와트)인 웨이퍼 생산능력을 내년에 3.75GW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일단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과 베트남 웨이퍼에 집중해 미국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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