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8월 파월호의 수위가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호수의 수자원을 통제하는 글랜 캐니언 댐의 방류가 중단되어 있다. |
기후변화가 불러온 기상이변으로 수자원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미국 비영리단체 '푸드앤워터워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인 가정이 부담하는 수도요금이 지난 10년 동안 약 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5년 동안 미국 수도요금은 같은 기간 물가상승보다 약 1.6배 빠르게 올랐다. 해당 기간 동안 미국 물가상승률은 39%에 머물렀다.
2014~2024년 동안 미국인 중위 가구소득 증가율은 약 52%였는데 수도요금 증가율은 이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수도요금 상승은 더 심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메리 그랜트 푸드앤워터워치 물 프로그램 책임자는 가디언에 "수도요금이 많은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가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요금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들의 물 남용 및 인프라 노후화와 함께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꼽혔다.
특히 기후변화는 최근 미국 내에서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불러오며 북미 대륙 내 핵심 수원지에 타격을 주면서 향후 수도요금을 더 끌어올릴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미국 서부의 핵심 수원지인 콜로라도강의 미드호와 파월호는 올해 수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져 연방정부 차원에서 물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연방정부는 물 문제를 두고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등 콜로라도강 하류 지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서양 건너편 유럽도 사정이 비슷하다.
| ▲ 1일(현지시각) 독일 애머리치 인근에서 화물선들이 수위가 현저히 줄어든 라인강 위에서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물 사용은 줄었는데 내는 수도요금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유럽상하수도협회는 인프라 노후화, 환경규제, 기상이변 등이 수도요금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신뢰할 수 있는 수자원이 줄어들면서 사용 가능한 물을 얻기 위한 재처리 비용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라인강, 다뉴브강 등 유럽 내 주요 수원지 수위가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탓에 물 공급 불안정 사태를 향한 유럽 각국의 불안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에서는 물 공급 인프라의 기후적응 사업을 위해 수도요금 누진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7월 독일 디 타게스차이퉁은 수자원 관리 컨설팅 업체 모콘스가 니더작센주 환경부 의뢰를 받아 물 공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적 수도요금제 도입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물 전문지 '워터유럽'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올해 6월에 물 절약 계획을 발표하고 사용량이 늘수록 수도요금이 빠르게 오르는 누진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관련 인프라 개선 작업을 위해 수도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16년 9월부터 10년 넘게 수도요금을 동결하고 있다. 이에 2022년부터는 사실상 물을 팔아도 적정원가를 회수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7~8월에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들면서 운문댐, 밀양댐 등의 저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운문댐의 저수율은 평년의 61%, 밀양댐은 33%로 단수까지 갈 정도는 정도는 아니었으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상당한 수자원 수급불균형이 나타난 상태라고 봤다.
여기에 정부가 서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추진하면서 향후 몇 년 뒤에는 산업용수 수요도 급격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물 인프라는 단순한 토목시설이 아닌 국가 기후적응 인프라라 할 수 있다"며 "수도요금 현실화는 단순한 공공요금 조정을 넘어 대한민국이 기후재난의 시대를 건너기 위해 맺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책임있는 지속가능한 사회계약이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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