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최대 9천억 원의 자본을 확충해 디지털자산 신사업 투자여력을 넓히는 한편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 ▲ ]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그려온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 전환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 전략이 대규모 자본확충을 계기로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은 챗 지피티로 생성한 이미지. |
1일 한화투자증권 안팎에 따르면 장병호 사장이 취임 뒤 내세운 디지털자산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9월30일 한화자산운용과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각각 2500억 원씩 총 5천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이번 자본확충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중장기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디지털자산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곳으로 꼽힌다.
장 대표는 지난해 9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 전환’과 ‘글로벌 1위 실물연계자산(RWA) 허브'를 회사의 중장기 비전으로 공식 선포했다. 당시 이사회에서도 장 대표를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디지털·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다수 증권사가 코스콤 공동플랫폼(KoSTO)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독자적 디지털자산플랫폼(DAP)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을 위해서는 분산원장(거래 내역을 여러 참여자가 공동으로 저장·확인하는 디지털 장부) 기반 인프라가 필요하다.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하고 자체 플랫폼을 추진 중인 곳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등 대형사 위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투자증권이 디지털자산 사업에 거는 무게를 엿볼 수 있다.
초기 구축비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앞으로 상품 설계와 분산원장 연계,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연결 등사업 확장의 자유도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독자 플랫폼 구축은 글로벌 RWA 허브가 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구축을 목표로 디지털자산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자체 디지털자산플랫폼을 주식·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과 토큰증권·RWA 등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룰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모든 기술과 인프라를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외부 디지털자산 기업과의 투자·제휴를 통해 필요한 기술과 글로벌 인프라를 자체 디지털자산플랫폼에 연결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관련 기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월 디지털자산 데이터·리서치기업 쟁글에 100억 원, 2월 디지털지갑·RWA 토큰화 기술을 보유한 Web3 기업 미국 크리서스에 180억 원을 투자했다. 7월 디지털에셋에 300억 원을 투자했고 디지털에셋이 운영하는 기관용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도 3.90%를 약 5978억 원에 추가 취득해 보유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로 높였다.
| ▲ 이번 자본확충은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화투자증권의 또 다른 중장기 과제인 종투사 진입을 앞당기는 의미도 갖는다. <한화투자증권> |
이번 자본확충은 디지털자산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한화투자증권의 또 다른 중장기 과제인 종투사 진입을 앞당기는 의미도 갖는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지정을 받아 일반 증권사보다 폭넓은 기업금융 업무를 할 수 있는 대형 증권사를 말한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대상 신용공여 여력이 100%에서 200%로 커지고 전담중개업무(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전담중개업무는 헤지펀드 같은 기관투자자에게 증권대차, 신용공여, 주문·결제, 자산보관 등을 제공하는 종합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자기자본 기반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 수수료 등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디지털자산처럼 초기 투자 부담이 있는 신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날 보고서에서 "확대된 자본을 바탕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기반을 마련하고 주요 사업의 영업기반을 확충한다면 중장기적인 시장지위 제고와 수익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화투자증권이 2027년과 2028년 말 자기자본 3조 원 요건을 연속해서 충족한다면 2029년 종투사 지정을 신정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기준 약 2조2천억 원 규모 자기자본에 5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가 재평가된다면 연내 자기자본은 2조 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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