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근 KB국민은행장(가운데)이 2024년 4월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후기술펀드 조성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내정
이재근은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026년 9월11일 이재근을 차기 회장 단일 후보로 낙점했다. 이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이재근,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등 5개 항목과 25개 세부기준을 토대로 후보자들을 평가했다.
양종희가 이끄는 KB금융이 국내 금융지주 실적 1위를 지켜온 만큼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을 선택한 것은 예상 밖 인사로 받아들여졌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 인선의 배경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들었다.
조화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재근은 관계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과 10월2일 회추위·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글로벌부문에 이어 자산관리·중소기업부문까지 총괄
이재근은 KB국민은행장을 한차례 연임한 뒤 임기를 마치고 KB금융지주에서 해외사업과 자산관리·중소기업금융을 총괄했다.
2024년 말 인사에서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으로 선임됐다. 2025년 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KB뱅크 현지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열고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해외사업 정상화에 주력했다.
2025년 말에는 신설된 자산관리(WM)·중소기업(SME)부문장을 겸직했다.
KB금융은 2025년 12월26일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별로 나뉘어 있던 자산관리와 중소기업 금융서비스를 연계하는 WM·SME부문을 신설했다.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연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중소기업과 기업주에게 통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재근은 해외사업에 이어 자산관리와 중소기업금융까지 맡으며 그룹 차원의 사업 조율과 계열사 협업을 총괄했다. 은행장 시절의 닦은 경영 경험에 더해 금융그룹 전반을 이끌 기반을 다진 셈이다.
| ▲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오른쪽 두 번째)이 2025년 12월12일 KB금웅그룹의 '2025 허브데이'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금융지주 > |
△인도네시아 KB뱅크 정상화와 현지 사업 재편 추진
이재근은 KB국민은행장 시절부터 해외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업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적자로 전체 해외사업 실적에 상당한 부담이 됐던 인도네시아 KB뱅크가 2025년 현지 회계기준으로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은 2026년 8월5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현지 금융지주회사 설립 계획도 승인받았다. 2025년 6월 첫 계획안을 제출한 지 약 14개월 만이었다.
국내 계열사들이 각각 보유한 현지 금융법인 지분을 KB국민은행 산하 중간지주회사로 모아 은행·증권·보험 등 계열사 사이 협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027년 8월까지 지주회사 설립과 지분 재편을 마칠 예정이다.
이재근은 2022년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한 뒤 KB뱅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고 부실자산 매각에 본격 나서며 경영 정상화에 주력했다. KB국민은행이 2018년 부코핀은행 지분을 처음 인수한 뒤 자본을 확충해왔지만 적자가 이어지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말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인도네시아 사업을 제일 먼저 챙겼다. 2025년 초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해 KB뱅크 현지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열고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정상화 작업에 힘을 실었다.
현지 영업 기반을 정비도 병행했다. 2024년 3월 부코핀은행의 브랜드를 KB뱅크로 바꿨으며 2025년 4월 말에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전환을 마쳤다. 현지 금융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기용하며 현지화에도 힘을 줬다.
△순이익 3조 원대 안착에도 리딩뱅크 탈환 불발
이재근은 KB국민은행장 시절 연간 순이익을 3조 원대로 끌어올렸으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 데는 실패했다.
KB국민은행은 이재근이 취임한 2022년 순이익 2조9960억 원을 거뒀다. 2023년에는 전년보다 8.9% 증가한 3조2615억 원으로 연간 순이익 3조 원을 넘어섰다.
재임 마지막 해인 2024년에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배상 비용 부담에도 3조2518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0.3% 감소했지만 2년 연속 3조 원대를 이어갔다.
2024년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3.6% 늘어난 10조2239억 원으로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다만 같은 해 1분기 ELS 손실 배상과 관련해 8620억 원의 충당부채를 반영하는 등 비경상 비용이 순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익 규모를 키웠지만 은행권 순이익 1위인 리딩뱅크 경쟁에서는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 밀렸다.
하나은행은 2022년 순이익 3조1692억 원으로 KB국민은행을 제친 데 이어 2023년에도 3조4766억 원으로 선두를 지켰다.
2024년에는 신한은행이 순이익 3조6954억 원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다. KB국민은행은 하나은행의 3조3564억 원에도 못 미쳐 순이익 기준 3위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장 연임으로 3년 동안 은행 이끌어
이재근은 KB국민은행장 재직 시절 첫 임기 2년 동안 경영성과와 실행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023년 11월30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을 추천했다.
연임 임기는 기존 계열사 대표 연임 사례와 마찬가지로 1년이었다. 이에 이재근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동안 KB국민은행을 이끌었다.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당시 “이재근 행장은 2022년 취임 이후 코로나19,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에도 지난 2년 간 우수한 경영성과를 보였다”며 “구상보다는 실행을 강조하는 리더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변화·혁신의 역량과 경영전문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 KB금융지주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앱 통합으로 디지털 플랫폼 전략 강화
이재근은 은행장 재임 때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앱과 금융서비스를 통합하며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재근은 취임 때부터 금융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주요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2022년 1월3일 취임식에서는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실행력 있는 전략을 추진해 빅테크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미래성장을 위한 사업모델 강화, 젊고 역동적 조직문화 창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KB 등 네 가지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이재근 재임 기간 KB스타뱅킹의 서비스 확대와 함께 이용자 수도 늘었다.
KB스타뱅킹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4년 말 1303만 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 1206만 명보다 약 8.0% 늘었다. MAU는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KB국민은행은 2024년 고객 의견을 반영해 KB스타뱅킹의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상반기 고객 리뷰 7천 건을 분석해 외국인의 비대면 전자금융 가입 절차를 마련하고 앱을 통한 카드 발급 절차를 간소화했다.
같은 해 8월 기준 KB스타뱅킹에서는 KB금융 계열사의 금융·비금융 서비스 80여 개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은행 업무를 넘어 그룹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을 확대했다.
이를 뒷받침할 조직도 정비했다. 2023년 말 실시한 2024년 조직개편에서는 KB스타뱅킹과 KB부동산 등을 전담하는 디지털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담당하는 임베디드영업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개인고객그룹도 만들었다.
앞서 2022년에는 간편뱅킹 앱 리브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관련 기능을 KB스타뱅킹으로 통합했다. 2021년 10월 KB스타뱅킹 전면 개편으로 시작한 앱 통합 작업을 이어간 것이다.
여러 앱에 흩어진 기능을 모아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플랫폼 경쟁에 대응하려는 취지였다.
△젊은 은행장 발탁으로 세대교체 상징
이재근은 2021년 말 KB국민은행장에 내정되면서 KB금융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로 주목받았다.
1966년생인 이재근은 2022년 취임 당시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젊었다. 은행장 내정 당시 KB국민은행 부행장 7명 가운데서도 두 번째로 나이가 적었다.
KB금융이 2020년 말 인사에서 안정에 무게를 뒀다면 2021년 말에는 젊은 은행장을 발탁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왔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021년 12월 “젊고 역동적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 부행장을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도 지주와 은행의 주요 보직을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근은 은행장 내정에 앞서 2019년부터 이사부행장으로 재직하며 KB국민은행의 주요 경영현안을 다뤘다. 당시 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경영 경험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는 요소로 꼽혔다.
등기이사는 명칭 그대로 이사 가운데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재한 이사를 뜻한다. 비등기이사와 달리 법률상 경영활동에 직접 책임을 진다. 이재근은 부행장 시절부터 이사회에 참여하며 책임경영 경험을 쌓은 셈이다.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KB금융지주는 이재근이 등기이사와 경영관리위원회 활동을 통해 쌓은 경영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운영 전반에 대한 경영감각과 비전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주요 핵심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영업·재무·전략을 두루 경험한 점을 선임 배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