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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식 LF에서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 직접 챙기는 이유, 자율성 보장해 실적 올리고 그룹 입지 다진다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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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식 LF에서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 직접 챙기는 이유, 자율성 보장해 실적 올리고 그룹 입지 다진다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이 론칭 초기부터 지원해온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가 국내외 유통망과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며 독립 패션 브랜드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 던스트의 성장세는 오 부회장이 추진한 자율경영 방식의 성과로도 평가될 수 있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이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의 확장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던스트는 오 부회장이 론칭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브랜드다.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뒤에도 외형을 꾸준히 키우며 LF의 독립 패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오 부회장은 LF그룹의 경영 전반을 살피는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던스트만큼은 직접 챙기고 있는데 자신이 공들여 키운 브랜드라는 점을 내세워 자신의 성과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3일 LF 산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던스트는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에서 브랜드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던스트는 5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해 브랜드 최초 패션쇼를 선보였다. 국내에 플래그십 매장도 잇달아 열고 있다. 7월에는 제주 애월읍에 첫 번째 단독 매장을 낸 데 이어 22일에는 서울 성수동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던스트는 그동안 해외 도매 유통(홀세일)을 중심으로 사업 외형을 넓혀왔다. 2022년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 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30여 개 국가에서 100여 개 리테일 파트너와 거래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 유통망 확대와 함께 국내에서도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플래그십 매장과 패션쇼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던스트의 성장을 설명하는 데에는 오 부회장과의 인연을 빼놓기 힘들다.

던스트는 오 부회장의 지원을 받아 출범한 브랜드로 현재는 LF 자회사 씨티닷츠로 분사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씨디닷츠를 이끄는 유재혁 대표이사는 2018년 LF 패션리서치컨설팅팀에서 일할 당시 트렌드 조사 업무를 맡고 있었다. 당시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패션 장르 '스트리트 캐주얼'을 눈여겨본 유 대표(당시 과장)는 직접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오 부회장(당시 대표이사 사장)을 찾아 신규 브랜드 론칭을 제안했다.

오 부회장은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뒤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던스트를 사장 직할 조직으로 두고 유 대표를 주축으로 한 팀에게 자율적 경영을 맡겼다. 결재 절차도 최소화하면서 기존 LF 브랜드와 다른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실제로 유 대표는 직급과 연차에 상관없이 브랜드에 맞는 인재들을 적극 영입해 조직을 꾸렸다. 패션·건축·사진 등을 전공한 인재들에게 직접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 영입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 부회장이 LF에서 걸어온 경력을 고려하면 던스트에 적용한 경영 방식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 부회장은 LF에서 오랫동안 재무와 전략을 담당해온 전문경영인이다. 서강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했으며 LF의 전신인 LG상사 패션부문 시절부터 회사와 인연을 이어왔다.

그룹 안에서는 숫자와 관리에 익숙한 '재무통'으로 평가받지만 던스트에는 오히려 기존 대기업식 관리 방식을 내려놓고 이른바 '스타트업식' 자율경영을 허용한 셈이다.

오 부회장은 던스트가 독립법인으로 분리된 뒤에도 조력자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던스트는 론칭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1년 4월 LF 자회사 씨티닷츠로 분사했다. 유 대표가 씨티닷츠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브랜드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2021년은 LF가 오규식·김상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해이기도 하다.

LF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헤지스·닥스·마에스트로 등 패션사업 대부분을 김상균 대표에게 맡기고 있다. 오 부회장은 경영 전반과 비패션 사업과 신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데 던스트는 이 가운데 신사업 부문으로 분류돼 오 부회장 관할에 남아 있다.

이런 사업분장을 고려하면 던스트는 패션사업에서 오 부회장의 경영 색깔이 비교적 뚜렷하게 남아 있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오 부회장의 그룹 내 위치를 고려하면 던스트가 갖는 의미는 더욱 커진다.

오 부회장은 LF에서 오랫동안 재무와 전략, 신사업을 맡아온 장수 전문경영인이다. 2012년 LF 대표이사에 오른 뒤 1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현재는 부회장으로서 구본걸 회장을 보좌해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는 핵심 전문경영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규식 LF에서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 직접 챙기는 이유, 자율성 보장해 실적 올리고 그룹 입지 다진다
▲ 던스트는 그동안 해외 도매 유통(홀세일)을 중심으로 사업 외형을 넓혀왔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에서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22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 문을 연 던스트의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 전경. < LF >  

패션사업 대부분을 김 대표에게 맡긴 뒤에도 자신이 출범 단계부터 관여한 던스트를 계속 관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던스트는 오 부회장에게 단순한 자회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던스트는 오 부회장이 직접 자율경영을 위임한 대표적 사업이다. 던스트가 성장할수록 당시의 경영 판단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오 부회장으로서는 던스트를 통해 자신만의 경영 성과를 하나 더 쌓는 셈이다. 이는 그룹 내에서 전문경영인으로서 존재감과 입지를 뒷받침하는 데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던스트는 사업 외형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씨티닷츠 매출은 2023년 385억 원, 2024년 424억 원, 2025년 443억 원으로 증가했다. 씨티닷츠는 현재 던스트 단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던스트는 올해 7월 글로벌 쇼룸 '247'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247은 파리·뉴욕·코펜하겐·도쿄 등 주요 패션 거점에서 브랜드와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로우클래식과 아페쎄(APC), 겐조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어 던스트가 이들과 같은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 던스트는 2027년부터 247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추가 확대하게 된다.

LF 관계자는 "던스트는 론칭 초기부터 기존 패션 브랜드의 운영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고유한 브랜드 색깔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둬 왔다"며 "최근 국내외 사업과 유통 접점을 꾸준히 넓히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독자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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