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종완 피노 대표이사 겸 중국 CNGR 부사장이 2026년 1월19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열린 경북도·포항시·C&P신소재테크놀로지의 투자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앤피신소재 최대주주, 포항 LFP 공급망 구축 나서
주종완은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피노의 이차전지 소재 생산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노는 2026년 6월 CNGR 홍콩 계열사가 보유하던 씨앤피신소재 지분 140만5752주를 약 282억 원에 인수했다. 피노의 지분율은 기존 29%에서 75%로 확대됐으며, 기존 최대주주였던 CNGR 홍콩의 지분율은 5% 수준으로 낮아졌다. 피노는 씨앤피신소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국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번 지분 확대는 2026년 4월 삼성SDI와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 7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자금을 실제 생산 기반 확보에 투입한 사례로 여겨진다. 기존 NCM 전구체 유통 중심 사업을 넘어 직접 생산 역량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씨앤피신소재는 CNGR과 포스코퓨처엠, 피노가 공동 추진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합작법인(JV)이다. 경북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 13만㎡ 부지에 연간 최대 5만 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LFP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한 종류다.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높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규제와 유럽연합(EU)의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 정책 강화로 비중국 배터리 소재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씨앤피신소재의 지분 구조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피노의 최대주주가 여전히 중웨이신소재(CNGR Advanced Material) 계열사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의 FEOC 적용 기준과 공급망 규제 변화는 지켜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은 현재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LFP 수요 확대라는 시장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피노가 씨앤피신소재를 통해 안정적인 양산 체제 구축과 고객사 확보, 수익성 검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엘앤에프 수주 확대
피노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 이후 엘앤에프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하며 전구체 공급 사업을 본격화했다.
피노는 2024년 엘앤에프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NCM 전구체 6만 톤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이후 실제 공급 계약으로 협력 관계를 확대해 왔다.
피노는 2026년 들어 엘앤에프와 1월 약 236억 원, 2월 약 209억 원, 3월 약 145억 원, 4월 약 312억 원 규모의 NCM 전구체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4개월간 누적 계약 규모는 900억 원으로 2024년 피노의 연결 기준 매출 307억 원을 세 배 가까이 웃도는 금액이다.
피노는 자체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전부터 최대주주인 CNGR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국내 대형 양극재 고객사를 확보해왔다.
공급 계약 공시에 따르면 판매·공급 방식은 ‘외주생산’으로 CNGR 등 외부 생산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전구체를 국내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피노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생산라인 구축 이전 단계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에는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국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전구체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 체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피노는 구리·전기동 등 비철금속 공급 사업도 병행하며 신에너지 소재 분야의 사업 영역을 넓혔다. CITIC Metal, 롯데 EM 말레이시아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제 원자재를 조달해 판매하는 트레이딩 방식으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이차전지 전환 성과 가시화, 흑자 기반 마련하며 체질 개선
피노는 2026년 1분기 이차전지 소재 사업 성장에 힘입어 수익 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2025년 1분기 22억 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8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2026년 3월 말 기준 결손금도 132억 원으로 2025년 말 221억 원 대비 89억 원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의 배경에는 2025년부터 본격화된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가 있다.
피노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648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307억 원 대비 763% 증가했고, 영업손악도 흑자 구조로 전환됐다.
엘앤에프 등을 대상으로 한 NCM 전구체 공급 확대와 신에너지 금속 소재 판매·무역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사업 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2025년 전체 매출 가운데 99.7%가 신에너지사업부에서 발생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통신 사업 매출 비중은 0.3% 수준으로 축소됐고, 게임 사업도 2025년 5월 종료했다. 과거 통신장비와 게임 사업을 하던 피노가 사실상 이차전지 소재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전환했다.
다만 외형 성장에도 수익 구조가 전적으로 안정되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노는 2025년 5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환사채(CB) 이자비용과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 금융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재무 구조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5년 발행한 700억 원 규모 제3회차 전환사채 가운데 685억 원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부채 부담이 줄었고, 자본총계는 2024년 말 561억 원에서 2025년 말 983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6년 5월 잔여 15억 원 규모 전환사채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며 제3회차 CB는 전액 소멸했다.
여기에 2026년 4월 삼성SDI와 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7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까지 완료되면서 피노는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 지분 확대와 LFP 양극재 생산 기반 구축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앞서 피노는 2024년 매출 307억 원, 영업이익 0원, 순손실이익 25억 원을 냈다.
△거래정지 겪은 통신장비사, CNGR의 한국 배터리 소재 거점으로 변신
주종완은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코스닥 상장사 피노를 중웨이신소재(CNGR)의 한국 이차전지 소재 사업 거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끌고 있다.
피노의 전신은 1990년 설립된 서화정밀이다. 이후 서화정보통신을 거쳐 2017년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무선 중계기 등 이동통신 장비와 게임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다만 통신장비 사업 부진으로 장기간 적자가 이어졌고,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등 상장폐지 위기를 겪었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여전히 사업 정상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2024년 CNGR의 투자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전구체 기업 CNGR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내 사업 기반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기존 중국계 자본이 최대주주로 있던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CNGR은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다. 니켈·코발트·망간(NCM) 계열 전구체 분야 세계 선두권 기업으로,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모로코·핀란드 등 해외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조합해 만든 물질로,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중간 소재다.
창업자인 덩웨이밍 회장이 CNGR을 이끌고 있으며, 주종완은 CNGR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해외 투자와 자본 전략을 총괄해왔다.
CNGR의 100% 자회사 줌위홍콩뉴에너지테크놀로지는 지분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2024년 임시 주주총회에서 전구체와 양극재, 신에너지 금속 소재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같은 해 사명을 피노로 변경했다.
초기 전환 작업은 CNGR 출신 리빈 대표가 맡았으며, CNGR 한국법인 재무부총괄인 김동환 사장이 사업 기반 구축을 이어갔다. 2026년 3월부터는 CNGR의 글로벌 투자와 재무 전략을 담당했던 주종완이 대표이사에 선임돼 피노의 성장 전략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이후 피노는 CNGR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NCM 전구체 유통 사업을 확대했고, 기존 통신장비·게임 중심 사업에서 이차전지 소재 중심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25년 기준 신에너지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99% 이상을 차지했다.
△CNGR 핵심 경영진으로 한국 사업 전면에 나서
주종완은 2026년 3월 피노 대표이사에 선임돼 중국 전구체 시장 선두 기업인 CNGR의 한국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주종완은 LG필립스 서광전자유한공사와 후난전자정보산업그룹 등을 거친 뒤 후난석탄산업그룹에서 재무와 증권투자 업무를 담당하며 제조업과 투자 분야 경험을 쌓았다.
2017년 중웨이 계열에 합류한 뒤에는 CNGR의 성장 과정에서 재무 전략을 총괄해 왔다. CNGR 재무본부 회계총괄을 거쳐 2019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됐고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의 재무·투자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경영진으로 꼽힌다.
특히 2023년부터 CNGR 한국법인 재무총괄을 맡아 한국 내 사업 확대를 주도했다. 2024년 피노 이사와 CNGR·포스코퓨처엠 합작사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 이사로 선임돼 국내 전구체 및 LFP 양극재 공급망 구축에도 참여했다.
주종완이 2026년 피노 대표 선임은 CNGR이 피노를 단순한 해외 투자처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인사로 풀이됐다.
△피노가 걸어온 길
1990년 이동통신 장비 회사 ‘서화정밀’이 설립됐다.
1996년 사명을 ‘서화정보통신’으로 변경했다.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7년 중국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 스카이문스와 언와이드인터내셔널·스카이윈즈테크놀로지에 인수됐다. 사명을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로 변경했다.
2023년 5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해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2024년 중국 전구체 기업 CNGR의 자회사 줌위홍콩(Zoomwe Hong Kong New Energy Technology)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사명을 ‘피노’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