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24년 5월22일 충주 현대엘리베이터 스마트 캠퍼스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
△내실 다지고 AI 성장판 열어
현대그룹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전환 흐름 속에서 첨단 산업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미래 도시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고, 물류 자동화 기업 현대무벡스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정은이 주도하는 내실 강화와 선제적 미래 투자가 수익성과 성장 스토리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정은은 2026년 신년사에서 “AI의 진화는 모든 영역의 변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전 계열사가 AI 내재화된 경영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선제적 고객 대응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경영시스템과 조직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는 선언으로, 그룹 전환 전략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현정은의 경영 행보는 남편인 정몽헌 회장 별세 이후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은 시점부터 ‘위기 속 생존’과 ‘미래로의 전환’을 동시에 요구 받아온 과정이었다.
갑작스러운 총수 공백 속에서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중단, 계열사 구조 재편, 유동성 압박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고 현정은은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을 수습해야 했다.
특히 정몽헌 회장이 주도해 온 대북 경협사업이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악재와 맞닥뜨렸다.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한 대북사업이 멈추고, 수익 기반이 불안해진 상황에서 그룹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지배구조 역시 불안정해졌다. 핵심 계열사였던 해운 부문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현대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급격히 축소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룹의 중심축으로 남게 됐다. 현정은은 제한된 자원 속에서 경영역량의 시험대에 올랐다.
대표적인 시험대는 현대엘리베이터를 둘러싼 경영권 리스크였다. 글로벌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는 지분 확대와 주주대표소송 등을 통해 경영 참여를 시도했고, 법적 분쟁 과정에서 대규모 배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그룹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는 단순한 지분 갈등을 넘어, 현대그룹의 핵심 자산과 경영 주도권을 둘러싼 문제로 확산됐다.
당시 현정은은 우호 지분 확보와 재무구조 안정에 힘을 쏟았다. 사재 출연과 자본 확충, 계열사 구조 정비 등을 통해 위기 확산을 차단하는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분명히 했다. 불확실성이 장기화할수록 핵심 계열사의 경쟁력을 지키는 것이 그룹 존속의 출발점이라는 판단이었다.
해운업 불황과 계열사 재편이 이어지는 동안 현대그룹의 사업 구조는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자, 이후 미래 사업 투자를 가능케 하는 재무적·기술적 플랫폼으로 삼았다. 위기를 버티는 동시에 다음 성장을 준비하는 이중 전략이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러한 전략의 효과를 실적으로 입증했다.
2019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매출은 약 1조8700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경영 불확실성 해소와 사업 구조 안정화가 맞물리며 실적은 장기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여 2023년 매출은 약 2조6천억 원으로 2019년 대비 약 40% 가까이 증가했고, 2024년에는 2조88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 매출 2조4674억원, 영업익 2092억 원, 순이익2693억 원을 거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설치·유지관리 시장에서 37.3%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규 설치뿐 아니라 유지보수 부문에서 반복 수익 구조를 확보하며,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을 키웠다.
안정 궤도에 오른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의 버팀목을 넘어, 주주 신뢰 개선과 그룹 첨단 기술 적용의 장으로 역할을 확장했다.
자본준비금 3072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며 배당 재원을 마련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본격화했다.
2025년 결산 배당 재원에 포함되면서 주당 최소 1만2천 원 이상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역시 2025년 매각한 연지동 사옥 매각 대금 등을 활용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현정은이 강조해 온 신뢰 경영과 맞닿아 있다. 현정은은 2026년 신년사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는 기업 본연의 의무인 만큼 주주 신뢰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첨단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를 선보이며 사물인터넷과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봇 연동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승강기 상태를 원격으로 점검하고 고장 대응을 고도화하는 모델로, 설치 대수는 3만3천 대를 넘어섰다. 향후 로봇 배송이 상용화될 경우, 승강기와 로봇의 연동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안정시킨 현정은이 다음 성장축으로 선택한 것이 현대무벡스다.
현대무벡스는 2017년 현대엘리베이터 물류 자동화사업부를 분리하고, IT서비스를 제공하던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출범했다. 물류 자동화에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물류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현정은이 택한 전략은 현대무벡스를 통한 새 축을 세우는 것이었다. 현대무벡스의 방향성을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고도화된 물류 기술과 로봇 기반 자동화 역량에 투자를 집중했다.
시장 흐름도 맞아떨어졌다. 2020년대 들어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물류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커졌고, 자동화 설비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형 솔루션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장은 2019년 415억 달러에서 2034년 206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2.80%에 달한다.
현대무벡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양과 질적 측면 모두 균형 성장을 실현하고자 했다. 2025년 3월 유력 대기업 평택CDC(635억 원), 4월 오리온 진천CDC(416억 원) 자동화 구축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수주잔고도 착실히 쌓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2025년 매출 3939억 원, 영업이익 182억 원, 당기순이익 113억 원을 거뒀다.
△중단된 남북경협 항시 준비 태세
국가의 인정도 받았다. 2025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AI 팩토리 전문기업’에 선정됐다. 다양한 제조 현장에 AI를 도입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둔 국가 전략 프로젝트다. AGV(무인이송로봇), 갠트리로봇 등 자체 개발한 물류 로봇에 AI 솔루션을 접목해 제조 현장의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정은 경영의 또 다른 핵심은 대북 경협사업이다. 중단된 해당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하시라도 문이 열리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고자 하고 있다.
정주영 창업자의 소 떼 방북과 금강산 관광으로 상징되는 현대의 남북 경협은 남편인 정몽헌 회장을 거치며 그룹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현정은의 대북 경협 의지는 현 정부 들어 다시금 인정받기 시작했다. 2025년 9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현정은을 만나 금강산·원산 연계 관광 재개 필요성을 언급하고, 현정은도 재개 의지를 밝혔다.
현정은은 2026년 신년사에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남북관계에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며, 여건에 따라 언제든 행동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사회공헌 이어가
현대그룹의 정체성을 잇는 사업은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는 생전 ‘사업보국(사업을 통해 나라에 이바지한다)’의 경영이념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지역 인재 육성 장학 사업을 17년째 이어가고 있고, 장애인 복지관 후원 등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정은의 모친 김문희 이사장이 설립한 임당장학문화재단은 현대그룹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설립한 ‘정몽헌우리별연구동’을 지속 지원 중이다. 최근엔 5억 원을 기부하면서 연구동 환경 개선에 보탬이 됐다.
현대그룹은 2024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 고용 확대를 통한 ESG 경영 실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내 카페에 장애인 직원을 채용하고, 장애인 합창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회공헌 의지는 남북 경협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현대의 정체성에 맞닿아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구조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다. 2026년 4월17일 기준 지분 20.1%(786만8159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은 15인으로 현정은의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61만8306주(1.58%), 차녀 정영이씨가 6114주(0.01%), 장남 정영선씨가 1만2730주(0.03%)를 갖고 있다. 현정은의 여동생 현승혜씨가 3만912주(0.1%)를, 임당장학문화재단이 57만7169주(1.48%)를 보유 하고 있다.
그외 현대엘리베이터 임원진들을 포함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23.43%(915만9742주)이다.
현대홀딩스컴퍼니(옛 현대유엔아이)는 2005년 7월1일 설립돼 시스템 자문,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등 IT사업부문을 주요 사업으로 삼았다. 투자사업 목적으로 2011년 8월1일 IT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사명을 현대글로벌로 변경했다. 2019년 4월3일 태양광에너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현대네트워크로 사명을 바꿨으며 2023년 8월1일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회사의 상호를 현대홀딩스컴퍼니로 변경했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2025년 11월4일 현대네트워크를 흡수합병했다. 사실상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비상장법인이다.
2025년 12월31일 현재,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최대 주주는 지분 74.98%을 들고 있는 현정은이며,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8.95%, 정영이씨가 0.26%, 정영선씨가 0.65% 등 오너 일가가 84.84%를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메트로폴리탄홀딩스 유한회사가 15.16%의 지분율로 현대컴퍼니홀딩스의 2대 주주에 올라와 있다. 메트로폴리탄홀딩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가 현대홀딩스컴퍼니에 약 3천억 원을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주요 목적은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에 투자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금융 투자 전문기업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 지분 83.04%를, 현대무벡스는 48.8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정은 → 현대홀딩스컴퍼니 →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아산과 현대무벡스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5% 이상을 보유 중인 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외에 국민연금공단이 390만70주(9.98%)를 갖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자기주식 298만7232주(7.64%)를 보유 중이다.
| ▲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2025년 매출·영업익 감소
현대엘리베이터가 2025년 매출은 줄었으나 순이익은 개선됐다.
건설경기 불황이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지속돼 실적의 추가 악화가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물량 수주에 힘을 기울이면서 성장세를 타는 유지보수 등 애프터 마켓 서비스와 해외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4674억 원, 영업이익 2092억 원, 당기순이익 2693억 원을 냈다. 2024년(매출 2조8853억 원, 영업이익 2257억 원, 당기순이익 1939억 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14.4%, 7.2%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37.6% 증가했다.
매출감소는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신규 설치시장은 물론 리모델링 수요 침체가 반영됐다.
다만 수요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가파를 경우 생산과 판매를 하면 할수록 수익 약화를 이끌 수 있어 생산축소로 수익성 확보에 힘을 싣기도 한다.
2025년 상대적으로 큰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 감소 폭이 절반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당기순이익 증가는 연지동 사옥 매각과 현대무벡스 주식 일부 매각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
2025년 부문별 매출액과 비중을 보면 물품취급장비제조업이 1조3121억 원(53.18%) 절반을 상회했으며 설치 및 보수서비스업이 6522억 원(26.43%), 물류자동화가 3703억 원(15.01%)의 매출을 거뒀다.
물류취급장비제조업 매출이 2024년 대비 23.7% 급감했으며, 설치 및 보수서비스업은 9.9% 늘었다. 물류자동화는 17.5% 증가했다.
2025년 연결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내수 실적은 2조2425억 원으로 2024년 대비 17.4% 감소했다. 수출은 4752억 원으로 18.0%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승강기 부문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승강기 산업은 건설업의 전형적인 후방산업으로 건설업 부진이 일감 축소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의 2025년 수주 실적은 약 1조6450억 원을 기록, 전망치였던 2조1620억 원 대비 달성률은 76.1%에 그쳤다.
공장 가동률도 낮아져 2024년 109.3%(국내공장 105.1%, 중국 상하이공장 124.5%)에서 2025년 74.5%(국내공장 105.1%, 상하이공장 124.5%)로 30%포인트 가량 급락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에 이어 2026년도 신중한 실적 전망을 내놨다. 2026년 실적 목표는 개별 기준으로 매출액 1조8383억 원, 영업이익 1545억 원, 수주 2조352억 원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2025년 대비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2.5% 상향한 것이다. 수주목표액은 2025년 실적보다는 23.7% 늘었지만, 2025년 초에 제시한 목표액 2조1620억 원에 비해 5.9% 줄였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설치 및 보수서비스업(유지보수) 매출은 2025년 6522억 원으로 전년비 18.0%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6년엔 증가하는 보수서비스업에 힘을 더 싣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핵심 성장 동력으로 해외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30년까지 연 매출 5조 원, 글로벌 매출 비중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중동 등에서 해외 수주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상하이에 스마트팩토리를 가동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고층용 모듈러 공법 상용화로 공기 80% 단축
현대엘리베이터가 2026년 4월 세계 최초로 고층용 승강기 모듈러 공법 ‘이노블록’을 상용화했다.
이노블록은 사전 제작한 승강기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설루션으로 기존 공정보다 시공 안전성과 효율성이 높다.
승강기 설치 기간을 최대 80% 단축할 수 있어 공사비 절감과 조기 입주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이노블록이 일부 적용됐던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센터파크의 경우 약 40일의 공기 단축 효과가 나타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외에서 이노블록 관련 특허를 약 50건 출원·신청했고 향후 20여 건을 추가로 출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노블록을 고위험·비효율·환경 부담을 줄이는 등 건설·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 설루션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를 넘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쉰들러 악연, ISDS 8년 소송서 완승
정부가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 쉰들러홀딩스아게(Schindler Holding AG, 이하 쉰들러)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100% 승소했다. 정부는 쉰들러가 주장한 3200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났고, 8년간 소송 과정에서 지출한 법률 비용 96억 원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26년 3월1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2시 3분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쉰들러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쉰들러는 세계 2위 엘리베이터 업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쉰들러는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현정은이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백기사’로 처음 등장했다.
쉰들러는 2006년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5.5%를 매입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되자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사회 및 경영진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현정은과 쉰들러 측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은 함께 금강산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쉰들러는 여러 차례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노렸다. 한국의 엘리베이터 시장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KCC와 현대상선(현 HMM)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동원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대신, 지분 인수 가격보다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보전해 주는 내용이었다.
해운 업황 악화로 현대상선 주가가 급락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수천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상해야 했다.
쉰들러는 2014년 현정은을 상대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7천억 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3년 3월 현정은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연이자까지 합치면 2700억 원에 달한다.
쉰들러는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곧바로 현정은 지분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정은은 M캐피탈로부터 받은 대출금으로 손해배상금을 모두 납부하며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서 벗어났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사업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으나, 파생상품 계약 때문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메꾸기 위해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쉰들러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고, 2012년 35%였던 지분율은 2013년 30.9%로 줄었다. 이후 증자가 계속되며 2022년 15%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5년 11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2050억 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2016년 그중 40%에 해당하는 820억 원 어치에 대해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했다. 같은 날 전환사채에서 콜옵션만 분리해 현정은과 현대글로벌에 78억 원을 받고 양도했다. 현대글로벌은 현정은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현정은 측은 전환사채 일부를 직접 행사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현정은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실시됐으나 금융감독당국이 이를 적절히 제재하지 않아 자신들의 지분이 희석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2016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콜옵션 양도 역시 현정은에게 유리한 가격으로 이뤄진 불공정 거래였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제재하지 않아 투자자 보호 의무가 침해됐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쉰들러는 이 두 가지를 문제 삼아 2018년 ISDS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의 금융 및 공정거래 감독 조치가 국제투자협정상 투자자 보호 기준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쉰들러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공정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조치는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은 합법적인 권한 범위 내에서 충분한 조사와 심사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가 투자 협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국제법상 국가 책임이 성립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쉰들러의 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2026년 신년사 “불확실성 속 선제적 의지와 행동을” 갖오
현정은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 속 선제적으로 시대 전환을 주도하는 의지와 행동을 보이자”며 현대그룹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현정은은 2026년 1월2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무벡스, 현대아산 등 그룹 임직원 6천여 명에게 신년사를 보앴다.
현정은은 신년사에서 “불확실성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동반하고 그 기회는 행동하는 사람만이 손에 쥘 수 있다”며 “완벽한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선제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내재화와 센스메이킹(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여러 정보와 단서로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능력) 경영을 통해 시장과 고객에 대한 통찰을 높이고 이를 실행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정은은 “AI 기술은 시장 흐름과 고객 행동 예측에 탁월한 만큼 올해는 전 계열사가 AI가 내재화된 경영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선제적 고객 대응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AI지만 시장을 해석하는 일은 임직원의 통찰력과 판단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현정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주주가치 중심의 신뢰 경영을 강조하며 주주환원의 실천으로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남북 관계에 발전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며, 여건에 따라 언제든 행동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이 2026년 1월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이해찬 전 총리 부인인 김정옥 여사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용서체 ‘네오현대’ 출시
현대그룹은 전용 서체 ‘네오현대’를 새롭게 선보였다.
현대그룹은 2025년 11월13일 그룹 홈페이지에 ‘신뢰를 담고 미래를 쓰다’라는 슬로건으로 11개월에 걸쳐 개발한 전용 서체 네오현대를 공개했다.
네오현대는 새로움을 뜻하는 ‘네오(NEO)’와 그룹명 ‘현대’를 결합한 서체로,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 글자의 왜곡 현상을 최소화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현대무벡스의 무인이송로봇(AGV),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 등을 그림문자로 추가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2024년 12월 ‘사내 전용 서체 TF’를 발족하고 서체 개발 방향, 모양, 의미, 이름 등은 사내 설문과 공모를 통해 결정했다.
△지배구조 단일화
현정은이 ‘현대홀딩스컴퍼니’를 통한 지주사 전환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주주인 현대홀딩스컴퍼니가 현대네트워크를 흡수합병하며 지배 법인을 단일화했다. 동시에 현 회장의 소송 배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분율은 유지하게 됐다.
2025년 11월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주주인 현대홀딩스컴퍼니는 11월4일자로 현대네트워크 흡수합병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홀딩스컴퍼니의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주식은 562만2619주에서 786만8159주로 증가했고, 합병 대상인 현대네트워크는 보유 중이던 224만5540주를 전량 이전했다.
현대엘리베이터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2.18%로 현대홀딩스컴퍼니가 현대네트워크를 흡수합병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로써 현정은은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지분 구조를 단순화하고 소송금 일부를 확보하는 묘수를 완성하게 됐다.
2023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 쉰들러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소송 패소로 1700억 원대 배상 부담이 확정되자 현정은은 같은 해 7월 개인 보유 지분 319만6209주(7.83%)를 가족회사 현대네트워크에 매각하며 소송 배상금 마련에 나섰다. 이로써 현대네트워크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18.44%로 상승했다.
다만 현대네트워크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최소 요건인 자산총액 5천억 원에 미치지 못하면서(약 1954억 원) 지주사 전환은 검토되지 않았다.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는 백기사로 등장해 현대네트워크에 3100억 원을 투자, 분쟁 대응과 재무 부담 완화를 지원했다.
2023년 11월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내세웠다.
당시 회사 측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투명한 경영 체계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총수 개인의 경영 역할 축소와 지배구조 선진화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네트워크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체(5.74%)가 현대홀딩스컴퍼니로 이전되면서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지분율은 20.13%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단일 법인 중심의 ‘현정은 → 현대홀딩스컴퍼니 → 현대엘리베이터’ 지배구조가 완성되며 최종적으로 지주사 체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자산총액은 4074억800만 원, 현대네트워크의 자산총액은 1441억2천만 원으로 합병 후 단순 합산 기준 약 5515억 원에 달한다. 당시 기준으로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며 향후 지주사 전환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요건은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에 국내 자회사 주식가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현대홀딩스컴퍼니의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율이 20.13%로 높아져도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전체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야 한다는 요건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가 각각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을 결정했다”며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한 조치로 향후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그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에 경협사업 재개 희망 전달
현정은은 2025년 9월22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원산과 금강산을 연계한 관광이 재개되길 희망한다며 경협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현정은은 정부서울청사 통일부를 찾아가 정동영 장관을 만났다.
정동영 장관은 “(북한이) 원산갈마해안지구를 제대로 가동할 수 있게 금강산관광지구와 연계 관광이 실현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은 “북한이 원산을 크게 개발했는데 현대도 원산과 금강산을 연계해 관광이 다시 이뤄졌으면 한다”면서 “언제든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항상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이백훈 현대아산 사장은 “(남측에서) 원산은 일단 크루즈(유람선)로 가야 하는 곳”이라며 “선박도 다 확보했다”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은 현정은에게 “
정주영 선대 회장의 업적과 현 회장 시대에 겪은 부침들이 쌓여, 정부 간 막혀 있는 남북 관계를 민간이 앞장서서 활로를 열여주시라”고 당부했다.
현대가 주관하던 금강산 관광사업은 17년 전인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지자 다음날 중단됐다.
현정은은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금강산지구에서 고 정몽헌 회장의 추모행사를 하기도 했지만, 2018년 북한과 공동으로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를 한 것이 마지막 방북이었다.
△연지동 사옥 매각 후 재임대 추진
현대그룹이 15년여간 둥지를 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을 매각하고,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임차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 7월 서울 연지동 사옥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볼트자산운용을 선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핵심 주력 계열사로서 연지동 사옥을 소유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수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앞서 2024년 12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자본 배치 최적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온 결과 연지동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지동 사옥은 1992년 지어진 건물로, 현대그룹이 2008년 인수해 2010년부터 차례로 계열사들이 입주했다.
현대그룹은 2012년에는 이 사옥을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다가 5년 후인 2017년 재인수한 바 있다.
재계에선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메인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인 만큼 사옥 매각 대금 확보를 통해 사업 재원을 조달하려는 것으로 읽었다.
△현대엘리베이터, 높이 250m 아산타워 준공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 기술개발(R&D) 산실이 될 ‘현대 아산타워’의 문을 열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5년 5월21일 충주 본사에서 현정은과
조재천 대표, 김영환 충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 아산타워 준공식을 열었다.
현정은은 기념사에서 “아산타워는 현대엘리베이터가 40년간 쌓아온 기술과 신뢰를 하나로 모은 소중한 결실의 공간”이라며 “정몽헌 회장의 ‘기술은 사람이 하는 것’이란 말을 되새기며 아산타워가 사람을 위한 기술의 정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2월 본사를 충주로 이전한 후 경기도 이천에 있던 205m의 테스트타워를 R&D 시설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충주 본사에 아산타워가 준공되면서 모든 R&D 시설은 해당 시설로 완전히 이전됐다.
아산타워는 높이와 규모가 기존 대비 대폭 확대됐다.
먼저 높이는 상층부 곤돌라 기준 250m로 글로벌 ‘톱3’에 해당한다. 기존 이천 테스트타워 보다도 45m가량 높다.
아산타워 내부는 최대 19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다.
아울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분속 1260m급 초고속 엘리베이터 등을 활용해 각종 테스트가 이뤄진다.
아산타워 내부에 들어선 R&D센터의 상주 연구인력은 160여 명이다. 특히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고(故) 정몽헌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천에 있던 ‘정몽헌 R&D센터’ 표지석과 연구소 이름을 그대로 옮겨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아산타워가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해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2026년 1월2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내 H-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입사원 입문 교육수료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 |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 사임
현정은이 2023년 11월17일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임시 이사회에 참석해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도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핵심 가치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사임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12월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고, 후속 임시이사회를 통해 신임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배구조 고도화를 위해 이사회 개편과 함께 사외이사 선정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이에 따라 성과와 연동된 사외이사 평가 및 보상체계를 수립하고, 감사위원회와 별도의 지원조직도 설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마련했다.
회사는 향후 당기순이익 50% 이상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최저배당제를 시행해 수익률에 대한 장기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비경상 수익에 대해서도 별도의 배당,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그룹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위해 시장과 주주, 전문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기업지배구조개선 방안을 발표했다”며 “현정은 회장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선제적이고 통 큰 결단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H&Q, 현대홀딩스에 3100억 투자
현대엘리베이터 모회사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서 3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대 주주 쉰들러홀딩스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KCGI 자회사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까지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행동을 개진하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한층 격화된 부분도 이같은 조치에 영향을 끼쳤다.
2023년 9월 투자은행(IB) 업계와 언론 등에 따르면 현대홀딩스컴퍼니는 PEF 운용사 H&Q에서 31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로 H&Q가 실질적으로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50% 상당을 갖게 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앞서 2023년 6월 현대그룹은 H&Q를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조율해 왔다.
전체 3100억 원 가운데 1100억 원은 H&Q가 운용 중인 4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해두지 않고 모금부터 하는 펀드)에서 충당하고 1천억 원은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 1천억 원은 프로젝트 펀드로 조달키로 했다.
현정은은 2023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 측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대규모 배상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미래에셋증권과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2023년 5월과 7월 총 13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에 이어 들어서만 세 번째 계약이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이 2009년 8월16일 방북 중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북측 거부에 현정은 방북 무산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를 위해 금강산 방문을 추진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은 북한의 거부로 방북 계획을 철회했다.
정부 당국은 2023년 7월 “현대아산 측이 북한주민접촉신고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밝혔다.
앞서 현정은 측은 같은해 6월27일 방북을 위해 북측과 접촉하려 한다며 통일부에 대북접촉신고를 했다.
다만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 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방북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둔촌주공 승강기 434억 원 수주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6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1∼3단지의 엘리베이터 256대·에스컬레이터 58대 총 314대 전량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434억 원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였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사무실을 찾아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현대아산, 아파트·주상복합 통합브랜드 ‘프라힐스’ 론칭
현대아산은 2022년 5월 새로운 주택 브랜드 ‘프라힐스’(PRAHILLS)를 론칭하며 국내 주택시장 공략에 나섰다.
프라힐스는 ‘최고’(Prime)와 ‘정상’(Hills)의 합성어다. 프라힐스의 슬로건은 ‘균형의 주거미학’(Art of Balance)으로 소비자의 주거 트렌드를 반영해 균형 잡힌 주거 가치를 지향한다.
현대아산은 2022년 6월 분양한 경기 부천 소사역 주상복합 신축공사에서 프라힐스 브랜드를 처음으로 선보인 뒤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타운하우스 등 공동주택 통합브랜드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아산은 프라힐스 론칭을 통해 민간건설 주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택지개발, 도로 등 공공부문과 업무시설, 상업시설, 물류 시설 등 다양한 건축공사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현대아산이 국내 건설사업에 뛰어든 건 2005년경이었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영동대로 주거 복합과 삼성동 현대위버포레 오피스텔 등의 건축을 완료했고 서울 여의도와 반포동, 화성시 동탄지구 등에서 주거부문 건축공사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건설 부문 수익이 늘며 영업손익이 흑자전환했다.
△현대무벡스, 네이버 신사옥에 세계 첫 로봇 엘리베이터 상용화
현대무벡스는 2022년 4월 네이버 신사옥 ‘1784’에 신개념 로봇 층간 이송 시스템인 ‘로보포트’(ROBOPORT)를 공급하며 세계 첫 로봇 엘리베이터를 상용화했다.
로보포트는 서비스 로봇을 층간 이동시키는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이다.
네이버의 네이버 클라우드 및 5G 기반 멀티 로봇 지능 시스템인 ‘ARC’(AI·Robot·Cloud)를 통해 100여 대 이상의 로봇이 전용 승강기를 호출하고, 스스로 승·하차할 수 있다.
이는 현대무벡스가 네이버랩스, 네이버와 공동개발한 것으로 개발 착수 2년여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1분에 최대 90m의 속도로 주행 경로 알고리즘, 충돌 회피, 로봇 연동 예측 대기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됐으며 운영 효율도 극대화했다. 하강시엔 회생전력(재활용전력)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2011년 3월1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엘리베이터, 상하이에 스마트캠퍼스 준공
현대엘리베이터는 2021년 상반기 중국 상하이 금산공업구에 스마트 팩토리와 테스트 타워, 연구개발(R&D) 센터, 고객케어센터 등을 포함한 스마트 캠퍼스 준공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생산 물류 자동화 설비와 산업 사물인터넷 (IIoT),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생산 라인과 물류센터가 연계돼 연간 2만5천 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번 스마트 캠퍼스 준공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중국법인의 생산능력을 3.5배 끌어올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고객 주문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통합 제조 관리 시스템이 적용돼 생산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세계 최대 승강기 시장인 중국이 추진 중인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무벡스 코스닥 상장
현대그룹 계열 물류 자동화 기업 현대무벡스가 2021년 3월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엔에이치스팩14호와 합병상장했으며 첫날 거래에서 시초가보다 12.90% 하락한 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무벡스는 2017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 사업부를 분리해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던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출범했다.
회사는 물류자동화시스템과 승차장 안전문(PSD), IT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삼았으나 물류용 자율 주행 로봇을 개발하는 등 물류로봇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대무벡스는 코스닥 상장으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 금강산·개성공단 남측 시설 철거
현대그룹 등이 주도해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북한 측에 건설했던 남측 시설들이 북측의 강제 철거로 모두 사라졌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2019년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로 주요 시설이 철거되기 시작했으며 2022년엔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과 금강산 문화회관, 온정각 동관·서관, 주룽 빌리지 등을 철거 또는 해체됐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1998년 10월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간 금강산 관광사업에 관한 합의서 체결로 물꼬를 텄으나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 피격 사망으로 중단됐다.
△2018년 세 차례 방북에도 경협사업 재개 못해
2018년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로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현정은은 세 차례나 방북하며 남북경제협력 재개 기대감을 끌어올렸으나 결국 사업을 계속되지 못했다.
현정은은 2018년 11월19일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로 귀경했다.
현정은은 도착 후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서도 빠른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기업으로서는 어떤 입장을 밝히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서 (대북)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정은은 “금강산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현정은은 11월18일 금강산호텔에서 가진 방북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금강산관광 중단의 계기가 됐던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안전 우려에 대해선 “당시 3대 선결 조건(진상 규명·재발 방지 약속·신변 안전 보장)에 대한 문서도 만들었다”면서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으면 국민도 납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현정은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2018년 9월18~20일 2박3일 일정을 수행해 북한을 다녀왔다.
방북 당시 현정은은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나아가 남북 간 평화와 공동 번영에 작지만 혼신의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101마리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했던 이른바 ‘소 떼 방북’ 이후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 사업을 시작했고, 2003년 개성공단 개발로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펼쳐나갔다.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인 2000년 8월에는 현대아산이 북한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최소 30년간 운영할 권리를 얻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 이후 중단됐고,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인 2016년 2월에는 남북관계 경색 속에 개성공단 가동마저 전면 중단됐다.
△현대상선, 현대그룹에서 제외
현대상선이 2016년 8월5일 신주 상장을 완료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새출발했다.
현대상선은 공식적인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재무적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며 40년 만에 현대그룹에서 제외됐다.
현대상선은 1976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버려진 유조선 3척으로 세운 국적선사로 출발해 1983년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이후 현정은의 부친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세계 8위 선사의 위상에 갖게 됐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운임 폭락으로 재정난을 겪다 현대그룹에서 떠났다.
앞서, 현대상선은 2016년 3월3일 현정은이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고 공시했으며 현대상선은 3월18일 열린 현대상선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정은 사임 안건을 승인했다.
현대상선은 “현 회장이 현대상선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마련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지난번 300억 원 사재출연과 같이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정은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 기일이었던 2016년 8월4일 그룹계열사 전체 임직원 5천여 명에게 보낸 편지에서 “기일을 즈음해 현대상선이 그룹과 이별하면서 현대상선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고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었지만 상선의 더 큰 도약과 번영을 위한 것이며 새롭게 마련된 기반을 바탕으로 최선두 글로벌 선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2015년 2월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상의 회장단에 합류, 여성 첫 부회장으로 활동
현정은은 2013년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에 합류해 여성으로선 첫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서울상의는 2023년 11월26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임시의원 총회를 열고 현정은을 부회장으로 추가 선임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서울상의 의원을 지낸 적은 있지만 여성 기업인이 회장단에 합류하기는 현정은이 처음이었다.
현정은은 부회장직을 맡아 달라는 박용만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첫 여성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현대건설 인수 좌절
현정은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유달리 애정을 나타냈던 현대건설의 인수를 실패했다. 이 여파는 결국 현대그룹을 대규모기업집단에서 중견기업으로 내려앉게 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2011년 1월7일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현대자동차그룹을 택했다.
2010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5남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아내 현정은은 근 4개월간 치열한 인수전을 벌였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2000년 현대그룹과 주요 계열사를 5남 정몽헌 회장에게,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차남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물려줬다.
현대건설은 정몽헌 회장에게 물려준 회사였다.
1990년 걸프전으로 이라크 건설 공사 미수금 1조 원이 발생하며 현대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고 2001년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게 넘어가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06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현대건설이 2010년 9월 매물로 나오면서 현정은은 회사를 되찾기 위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같은 해 11월16일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을 선정했으나 현대그룹이 인수자금으로 투입할 현대상선의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 1조2천억 원이 자기자본이 아니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급하게 외부로부터 차입한 자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예비협상대상자 지위에서 현대그룹을 제외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현대그룹은 2010년 12월20일 채권단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고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우선협상자가 됐다.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양그룹은 입지가 갈렸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재계 2위 자리를 굳힌 반면 현대그룹은 경영난에 부딪혔다.
현대그룹은 이후 2016년 현대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을 KB증권에 매각하고, 현대상선을 채권단에 넘기면서 대규모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현대가’ 경영권 위협 방어
현정은은 2003년 현대그룹 회장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범현대그룹으로부터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냈다.
정상영 KCC 회장은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직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2%를 사들이며 현대그룹을 공식적으로 인수할 뜻을 밝혔다.
정상영 회장은 현정은의 시숙부로 정씨가 아닌 현씨가 현대그룹 회장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상영 회장은
정주영 창업회장의 막내동생이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 기업화’를 내세우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반 공모 방식으로 당시 상장주식 수 561만 주의 178% 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일반 국민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려 했다.
현정은은 국민이 직접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KCC 지분이 크게 줄어들고 현정은에 우호적 주주가 대폭 늘어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방식은 KCC의 가처분신청으로 결국 실행되지 않았지만 현정은에 대한 동정여론이 들썩였다.
금융당국은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 과정에서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인 5%룰을 어겼다고 보고 지분 매각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현정은은 경영권을 지켜내는 결과를 얻었다.
2006년 4월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우호지분을 포함 현대상선의 지분 39.6%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했다.
당시 현정은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0% 약간 넘는 수준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현대중공업 지분과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한 현대상선 지분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이란 파생상품 회사와 현대상선의 주식 600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현정은에 우호적 기업이 현대상선의 주식을 사들여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현정은은 대주주 자격을 유지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했다. 현정은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경영권을 방어해냈다.
다만 후유증이 적지 않아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투자를 추진했던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체제 출범
현정은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 전격 취임하며 ‘현정은의 현대그룹’이 정식 출범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의결권을 위임받아 현대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며 정몽헌 회장 사후 현대그룹 경영권을 구축했다.
현대그룹은 2003년 10월2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현정은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강명구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퇴임하고 현대택배 회장직만 맡았다.
현정은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 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정몽헌 회장의 유족이 승계했다.
현정은의 회장 취임은 현대가 친족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이후에도 그룹의 경영과 관련된 주요사안이 있을 경우 친족들이 자문이나 조언 등의 도움을 주기로 했다.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정은은 어머니 김문희 여사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의결권을 위임받아 현대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했다.
현정은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각 계열사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책임경영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주주의 이익을 위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투명경영을 실천, 시장에서 존경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정은은 이날 취임식 후 언론인터뷰에서 “현 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그룹을 앞으로 잘 이끌어 나가겠다”며 “현 전문경영진에 대해서는 추후 재신임 여부를 물을 수 있지만 당분간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은은 “애들 아버지(고 정몽헌 회장)가 그렇게 가신 뒤에 많이 안타깝고 애석했지만 주변에서 용기를 많이 줘 힘을 얻고 그룹 일을 맡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영 경험이 없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계열사 일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고 (나는) 중심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정상영 명예회장께서 앞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기로 했다”며 “정 명예회장을 비롯, 현대가의 어른들과 중요한 경영사안마다 상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항간의 정 명예회장 측과의 마찰설을 일축했다.
다만 이후
정상영 KCC회장은 현정은이 정씨가 아닌 현씨라는 이유로 현대그룹 경영권을 인수하려 했다.
현정은은 이와 함께 “큰 딸(정지이씨)이 곧 현대상선에 입사하게 될 예정”이라며 “경영수업이라는 측면보다는 다른 회사를 다니느니 현대에서 사회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가에선 현정은의 큰딸인 정지이씨의 현대상선 입사를 두고 현정은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미 후계자 키우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