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2026년 3월26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투자 전략’ 시험대 올라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했거나 자회사가 개발한 게임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부진을 겪으며 투자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6년 4월8일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더 큐브: 세이브 어스’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Steam) 공지를 통해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2026년 3월18일에 출시한 후 불과 3주 만의 셧다운이다.
서비스 초반 성능 최적화 미흡으로 이용자 불만이 쌓인 데다, 아이템 거래 악용 문제까지 불거지며 유료 결제 기능을 잠정 중단된 사태를 겪으며 내린 결정으로 엑스엘게임즈는 더 큐브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고 2027년 출시 예정인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다른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재무 상태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23년에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된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는 2025년 12월 기준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카카오게임즈는 2026년 1월4일 250억 원을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2026년 4분기 출시 예정인 ‘갓 세이브 버밍엄’ 개발 마무리와 차기작 운영 자금으로 투입이 유력하다.
퍼블리싱 타이틀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셔로서 투입한 마케팅 비용과 선급 계약금 회수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4월2일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실시간 전략 게임 ‘스톰게이트’의 서비스 종료한다는 계획이 확인됐다.
스톰게이트는 스타크래프트2 개발진이 설립한 프로스트자이언트 스튜디오의 작품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한상우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선보인 첫 신작이기도 하다.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개발사에 2천만 달러(약 281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돼 손실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수집형 RPG ‘에버소울’도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였다. 2026년 4월8일 공시에 따르면 에버소울 개발사 나인아크는 외부 감사에서 주요 재무자료 미제출과 자금 경색을 이유로 '의견 거절'을 받았으며, 기업 존속 가능성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나인아크에 2021년 60억 원, 2022년 40억 원 등 총 10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에버소울은 이미 2025년 8월 일본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2025년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인 몇 안 되는 신작 중 하나였던 수집형 RPG ‘가디스 오더’도 2025년 11월 경영난으로 업데이트가 중단되며 2026년 1월31일 서비스가 종료됐다.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는 2025년 12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새 주인 맞는 카카오게임즈, 3천억 원 투자 유치
카카오게임즈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모회사 카카오를 떠나 라인야후(LY주식회사) 산하로 편입될 예정이다.
2026년 3월25일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 목적 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의 전략적 투자 참여를 공시했다.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 보유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신주 및 전환사채(CB) 인수에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거래는 5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로 경영권 이전과 동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24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6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추가 발행한다. LAAA 인베스트먼트가 이를 전량 인수하면서 총 3천억 원의 신규 자금이 회사로 유입될 예정이다.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설정되는 등 이례적인 조건이 적용됐다.
지분 구조 변화도 크다.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전환을 감안하면 카카오의 지분율은 기존 37.57%에서 약 30% 수준으로 낮아진다. 카카오의 구체적인 매각 지분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지분 매각까지 진행할 경우 카카오의 지분율은 최종적으로 14%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우는 공시 다음날정기 주주총회에서 “큰 틀의 전략 방향과 투자 재원 확보에 대해서는 양사 간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권한과 안정적인 운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양측 주주 모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영진 변화나 사명 변경, 플랫폼 개편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라인야후 품으로, 카카오게임즈 재도약 발판 마련
라인야후의 카카오게임즈 인수는 카카오게임즈에 자금 확보와 새 성장 동력을, 라인야후에 게임 사업 확장 기회를, 카카오에 사업 구조 재편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 유치로 카카오게임즈는 재무 위기와 성장 정체를 타개할 발판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출시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후 뚜렷한 후속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실적이 빠르게 악화됐다.
초창기에는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으로 카카오톡 플랫폼과 시너지를 냈지만, 이후 주력 장르가 하드코어 장르로 이동하면서 카카오 생태계와의 연계 효과도 사실상 희석된 상태였다.
3천억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은 당장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대형 신작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에 투입할 실탄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플랫폼 기반을 갖춘 라인야후와의 협력은 카카오게임즈의 약점인 해외 매출 비중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투자 유치가 곧바로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결국 핵심 신작들의 흥행이 필수적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라인야후는 메신저 ‘라인(LINE)’ 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은 갖췄으나 게임 개발·퍼블리싱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인수를 통해 그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산하 라인게임즈와의 사업적 결합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메신저 플랫폼 기반 성장과 게임 퍼블리싱 중심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고 이번 기회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그룹 전반의 경영 효율화 기조 아래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1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던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매출 1조1500억 원을 기록하며 카카오 그룹의 캐시카우였지만, 이후 실적이 급락하며 전략적 가치가 낮아졌다.
카카오는 구주 매각대금의 일부를 재투자해 2대주주로서 카카오게임즈와의 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나, 실질적 경영 개입 여지는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26년 5월에 거래가 완료되면 카카오 CA협의체 협약사는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5개사(카카오·뱅크·모빌리티·페이·엔터테인먼트)로 줄어들고,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연결 실적에서도 제외되는 등 계열 분리에 따른 재무적 변화가 점쳐진다.
한편 이번 거래를 계기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IPO 재추진 가능성도 언급된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2022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증시 침체와 카카오 쪼개기 상장 논란에 따른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의 반발이 겹치며 같은 해 10월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한 바 있다.
△한상우 체제 1기, ‘쇄신’은 했지만 ‘성과’는 아직
한상우는 2027년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상우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임기를 2027년 3월까지 연장했다.
2024년 3월 최고전략책임자(CSO)였던 한상우는
조계현 전 대표의 임기 만료에 따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상우의 발탁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카카오게임즈의 의지가 담겼다.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글로벌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 대표 등을 거치며 해외 사업 역량을 쌓았다.
한상우 1기 체제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이사 취임 후 한상우는 카카오게임즈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쇄신TF장을 맡아 비게임 사업 정리와 자회사 지분 매각을 주도했다.
조직문화 개편도 강도높게 진행됐다.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 영어 이름 사용을 폐지하고 팀장 직급을 없애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추진했다.
직급 승진과 무관하게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그로스 스테이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긴장감이 높아지며 2024년 5월 카카오게임즈 노동조합이 출범하는 등 진통도 뒤따랐다.
사업 구조는 분명히 가벼워졌지만, 실적 반등이라는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작 부진과 출시 지연이 이어지며 2025년 연간 3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2025년 매출 급감·영업손익 적자 전환
카카오게임즈는 2025년 매출 감소와 영업손익 적자 전환을 동시에 겪으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 매출은 5428억 원으로 전년(8813억 원) 대비 38.4% 줄었다. 주력인 모바일 게임 매출 하락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이었다. 다만 PC 게임 부문은 ‘배틀그라운드’ 성장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국내와 아시아 매출이 감소한 반면, 북미·유럽은 성장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영업손익은 2024년 191억 원 흑자에서 2025년 396억 원 손실로 돌아섰다. 신작 준비 비용 증가와 무형자산 손상차손 반영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기순손실은 1431억 원으로 전년보다 확대됐다.
연결과 별도 실적 간 괴리도 컸다. 별도 기준으로는 15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퍼블리싱 사업 등 본사 차원에서는 수익을 냈지만, 주요 개발 자회사들의 적자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며 전체 기준에서는 적자전환됐다.
순손실 확대 역시 자회사 가치 하락에 따른 투자주식 손상차손과 자산 처분 손실이 별도 재무제표에 반영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26년 신작 8종 출시 예정
카카오게임즈가 2026년에 8종의 신작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2026년 2월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한상우는 총 8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년 출시예정은 신작은 모바일 단독 타이틀보다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과 PC·콘솔 타이틀의 비중이 높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PC·콘솔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국내 이용자보단 글로벌 이용자층 확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출시 일정은 하반기에 몰려있다. 3분기 카카오게임즈 대표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후속작인 ‘오딘Q’과 ‘프로젝트OQ(가칭)’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4분기에는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프로젝트C(가칭)’, ‘갓 세이브 버밍엄’가 시장에 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반면 대형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는 출시 일정이 2027년으로 재차 밀렸다.
이들이 성공해 안착해도 실적 반등 시점은 빨라야 2027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미 출시된 2026년 1분기 신작에 대한 흥행 전망을 그다지 밝지 않다.
2026년 4월8일 자회사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더 큐브: 세이브 어스’는 2026년 3월18일에 출시되고 약 한 달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2026년 2월에 출시한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 IP를 활용한 매치3 퍼즐 게임 ‘슴미니즈(SMiniz)’는 시장에 공개되고 주목을 받았으나 아직 실적 기여 여부를 판단하기 이른 단계다.
△비주력 사업 정리
카카오게임즈는 비주력 자산을 잇따라 정리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0월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 지분 전량을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자회사 IVG에 2549억 원에 매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스크린골프 2위 업체를 인수해 카카오VX로 사명을 바꿔 골프 예약 플랫폼·스크린골프·스마트 골프장 사업을 전개해왔다.
골프 열풍을 타고 2022년 매출 1777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한때 알짜 자회사로 꼽혔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업황 침체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게임 사업과의 시너지도 제한적이라는 판단 아래 비주력 자산으로 분류되며 매각 수순을 밟았다.
2025년 4월에는 게임·플랫폼 기업 넵튠 지분 전량도 크래프톤에 1650억 원에 매각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넵튠에 총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에 올랐으나, 이번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앞서 2024년 9월에는 스마트헬멧 제조사 세나테크놀로지 지분 일부도 처분한 바 있다. 일련의 정리 작업으로 한상우가 대표이사에 선임되기 전인 2023년 말 28개였던 종속회사 수는 2025년 12월 기준 14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