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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 |
일본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미국 온라인 캐시백 적립 사이트인 이베이츠를 인수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은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이어 라쿠텐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뜨겁게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라쿠텐, 이베이츠 인수 통해 세계시장 확대
라쿠텐은 9일 “이베이츠를 현금 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라쿠텐은 이로써 미국, 캐나다, 한국, 중국 등에서 이베이츠의 240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수절차는 이르면 다음주 중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라쿠텐은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다. 그동안 일본 내 영업에 주력해왔다. IT업계는 라쿠텐이 이베이츠 인수를 계기로 해외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본다.
라쿠텐은 모바일 기기와 온라인 동영상 등 사업 다각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쿠텐이 인수하는 이베이츠는 미국의 온라인쇼핑 캐시백 적립 사이트다. 이베이츠는 1998년에 세워졌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의류와 가전, 식품 등을 판매하면서 쇼핑금액에 대해 현금 포인트로 지급한다.
이베이츠가 확보한 고객은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베이츠를 통한 온라인 쇼핑 규모는 2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아마존, 메이시스, 홈디포 등 1700개 이상의 온라인 스토어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이베이츠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면 현금을 포인트로 돌려받거나 할인쿠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구매할 때보다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를 단순히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런 사업모델을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해외쇼핑 매출을 현재 6% 수준에서 16%까지 올리고 2020년까지 5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미키타니 회장, 일본 IT업계 혁신의 아이콘
라쿠텐은 지난 6월 300억 엔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해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라쿠텐의 회사채 발행은 보수적인 일본 채권시장에서 IT기업의 첫 공모사채였던 까닭에 특히 관심을 끌었다. 그만큼 라쿠텐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라쿠텐은 일본 신용평가회사인 JCR로부터 회사채에 ‘A-' 신용등급을 부여받아 100억 엔은 기관투자자, 나머지 200억 엔은 개인투자자에게서 조달했다.
라쿠텐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161억 엔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라쿠텐은 인수합병에도 적극 뛰어들어 미국의 바이닷컴, 프랑스의 프라이스미니스터, 브라질의 이케다 등 글로벌기업들을 잇달아 사들이며 몸집을 불려왔다. 지난 3월 모바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바이버도 인수해 소프트뱅크나 페이스북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미키타니 회장은 1998년 라쿠텐을 세웠는데 이런 성공에 힘입어 일본 거부 대열에 합류했다. 블룸버그가 밝힌 억만장자에서 히로시 회장은 72억 달러의 재산으로 일본 3위, 세계 186위에 올라있다.
미키타니 회장은 은행가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에서 MBA를 마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창업했다. 1995년 한신 대지진을 겪으면서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키타니 회장은 보수적인 일본IT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해 2010년 회사의 공용어를 영어로 바꾸는 작업을 실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내 이메일은 물론이고 문서, 회사식당 메뉴판까지 영어로 바꾸는 이른바 ‘잉글리시나이제이션(Englishnization)’ 작업을 진행했다.
IT 전문가들은 미키타니 회장이 이런 국제적 감각과 추진력을 살려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아성에 도전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