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한국 및 일본 기업들과 협력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야 한다는 씽크탱크 권고가 나왔다. 현대차 체코 공장 내부 홍보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한국 및 일본과 협력으로 중국산 전기차 공세 강화에 맞서야 한다는 전문가의 권고가 나왔다.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은 유럽 시장에 진입 확대 기회를, 유럽 업체들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기술 지원을 얻을 수 있어 양측에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1일 “유럽 자동차 제조산업의 위기는 한국과 일본에 기회가 되고 있다”는 씽크탱크 윌프리드마텐스 유럽연구센터 소속 오언 드레아 선임연구원의 논평을 전했다.
드레아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에 맞서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이 이미 중국과 일대일로 경쟁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새로운 전략을 찾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자동차는 유럽연합(EU) 전체 국내총생산의 7%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은 존립의 위기에마저 놓였다는 평가가 제시됐다.
유럽연합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기차에 최고 3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BYD와 체리자동차, CATL 등 중국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사들이 유럽 내 생산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점도 유럽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는 배경으로 꼽혔다.
미국 시장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수출이 어려워진 점도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드레아 연구원은 “유럽이 직면한 위기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라며 “유럽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중국의 공세에 완전히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위기에 직면하면서 중국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중국 BYD가 유럽시장에 출시한 전기차 홍보용 이미지. |
결국 유럽과 한국, 일본 업체들이 중국의 독주에 맞서려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현실적 대책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한국과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 확대를 노릴 수 있고 유럽 기업들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기술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드레아 연구원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미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가 범유럽 충전 네트워크인 아이오니티(IONITY)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앞으로 더 깊은 동맹 관계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배경으로 제시됐다.
드레아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제조사들은 기술적 우수성과 검증된 전기차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업체들은 4억5천만 명의 소비자 시장 접근성, 규제 관련 전문성, 폭넓은 딜러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협력은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전기차 연구개발 투자 재원 부담을 더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과 협력을 확대하는 일은 미국 정부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대비책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드레아 연구원은 “유럽과 아시아의 견고한 자동차 동맹은 전기차 분야에서 미국에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다변화를 가능토록 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측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