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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J중공업 '한국 조선 1번지' 명성 되찾는다, 유상철 "올해 이어 내년 흑자 폭 크게 늘어날 것"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11-04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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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J중공업 '한국 조선 1번지' 명성 되찾는다, 유상철 "올해 이어 내년 흑자 폭 크게 늘어날 것"
▲ HJ중공업의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 HJ중공업 >
[부산=비즈니스포스트] ‘대한민국 조선 1번지’. 국내 최초의 철강 선박 조선소인 조선중공업이 1937년 부산 영도에 보금자리를 튼 뒤로, HJ중공업이란 사명으로 현재까지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88년의 세월 동안 다수의 '국내 최초', '아시아 최초' 등의 기록을 써온 HJ중공업은 영광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다. 한동안 상선 영업에서 손을 놨던 회사는 2021년 새 주인을 찾으면서 조선 사업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31일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HJ중공업을 찾았다. 유상철 조선 부문 대표를 만나 향후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현장] HJ중공업 '한국 조선 1번지' 명성 되찾는다, 유상철 "올해 이어 내년 흑자 폭 크게 늘어날 것"
▲ 유상철 HJ중공업 조선 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10월31일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회사의 현황과 미래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해양기자협회>
◆ HJ중공업 유상철 조선 부문 대표이사, “2026년 흑자 대폭 증가 전망”
유 대표는 이날 오전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한 기자단과 환담에서 회사의 미래 수익성 개선을 확신했다.

그는 “2021년부터 새로운 대주주와 경영진이 들어왔고, 지난 2024년에 11년 연속 연간 적자에서 벗어났다”며 “올해도 영업손익 흑자를 낼 것이고, 2026년에는 흑자 폭이 굉장이 커질 것 ”이라고 말했다. 

HJ중공업의 조선 부문은 2025년 상반기 매출 3866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으로 2024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39.8% 감소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연간 영업이익 291억 원을 거둔 것에 비해 올해는 살짝 주춤하고 있다. 

그는 “수주 산업인 조선업 특성 상 영업이익이 잘 나오게끔, 높은 선가로 수주를 통해 이익를 실현하는 시점은 2~3년 뒤가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 회사 수주 잔고를 살펴보면 향후 2~3년 간 영업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HJ중공업 조선부문은 상반기 말 기준 △특수선 1조379억 원 △상선 8417억 원 △유지·보수(수리) 671억 원 등 합산 1조9467억 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8.9% 늘어난 수치다.

회사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 체제 기간(2016~2021년)에 수익성을 이유로 상선 수주 영업을 하지 못했다. 선주들이 상선 건조 경험이 끊어진 회사에 발주를 주저하자, 유 대표는 직접 수주 영업에 뛰어들며 반전을 이뤘다. 

유 대표는 “선박을 인도하면 제 성능이 날 때까지 ‘가동 안정화’에 통상 6개월이 걸린다”면서 “HJ중공업이 근래 건조한 선박들은 2~3개월만에 안정화돼 선주들이 과거 한진중공업 시절의 저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현재 회사는 해외 선주와 1만100TUE급의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좁은 조선소 부지 면적 때문에 한계로 여겨진 9000TEU급을 뛰어넘는 크기의 컨테이너선이다.  

군함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은 미국 해군 함정을 대상으로 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이 임박했다. 입찰 자격인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는 이달 말 체결이 유력하다.

유 대표는 “협약을 체결하면 대형 군함의 MRO 사업에 입찰할 계획이며, 올해 관련법 개정으로 함정정비협약 체결이 필요없는 지원함에는 이미 입찰을 넣었다”며 “MRO 사업 규모가 얼마나 될지 확정적이지 않지만, 현재 수주 실적에 추가 성장성이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1964년 생으로 강원대에서 토지행정학과와 대학원 부동산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동부건설의 미래전략실장으로 일하다 한국토지신탁·동부건설 컨소시엄이 2021년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을 인수한 뒤, 2022년부터 조선 부문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 활기 되찾은 영도조선소 내려간 기온에도 조선공 구슬땀, "함정 MRO 사업에 유리한 입지" 
유 대표와 간담회를 마친 뒤, HJ중공업의 군함 건조 도크·야드를 먼저 둘러봤다. 현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지나쳤던 야외 작업장에서는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도 조선공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맡은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철판마다 기재된 작업 지시로 보이는 문자에 따라 철판을 가공하고 있었다. 한켠에서는 3명의 작업자가 사각 틀 형태로 용접 중인 H빔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군함 도크 중 먼저 HJ중공업이 국내 단독으로 건조하는 고속상륙정 ‘LSF-Ⅱ 솔개-631’ 건조 현장을 찾았다. 

솔개-631은 길이 28m 폭15m 깊이8m의 육중한 선체였지만, 전차 1대와 병력 24명 혹은 병력 150명을 태우고도 시속 74km의 속도로 해안으로 쇄도할 수 있다. 

비결은 상륙정 후미 양쪽에 달린 초대형 팬(날개)으로, 상륙정 하단에 있는 고무 스커트에 공기를 채워넣어 부양하는 원리를 활용한다. 지형조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상륙작전을 펼치는 '수어 상륙 작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함정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바로 뒤에는 국내 최대의 수송선(길이 199m, 만재배수량 1만8000톤) 독도함이 창정비를 위해 정박해 있었다. 회사가 지난해 12월 수주한 것으로, 이 역시 회사가 100% 자체 설계로 건조한 만큼 MRO, 성능 개량 등 후속사업 수주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먼 곳을 가르키며 “저기 보이는 곳이 해군작전사령부가 위치한 곳”이라며 “한국 해군사령부와도 인접하고 미 해군 함정 등이 모두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점을 감안하면 (선주나 감독관의 이동동선 측면에서) 함정 MRO 사업에서 HJ중공업이 입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장] HJ중공업 '한국 조선 1번지' 명성 되찾는다, 유상철 "올해 이어 내년 흑자 폭 크게 늘어날 것"
▲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는 부지 면적의 확장 한계로 그동안 대형 크레인을 설치해 선박 건조 작업을 할 수 없었다.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해상 크레인 공법을 개발, 선박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상선이 건조되고 있는 야드로 넘어갔다. 외국 선주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의 하부 블록이 도크에 탑재돼 있었다.

거제도 블록 공장에서 만들어진 하부 블록들을 도크에 하나 둘씩 탑재하는 과정에서 외부 용접은 모두 자동화 로봇을 활용하고 있었다. 블록용접 표면은 숙련 용접공의 손길을 거친 듯 매끈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도조선소는 부산 원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그동안 부지 확장이 불가해 울산이나 거제도 조선소 면적의 10분의 1수준”이라며 “대형 크레인을 건조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3000톤까지 들 수 있는 해상크레인 공법을 개발해 선박 건조에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 HJ중공업 '한국 조선 1번지' 명성 되찾는다, 유상철 "올해 이어 내년 흑자 폭 크게 늘어날 것"
▲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HMM용 컨테이너선 '아이비'호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한편 야드 안벽에는 HMM이 발주한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선박 '아이비'호가 11월3일 인도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었다. 

유 대표는 “설계부터 시작해 선박의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린다며, 그만큼 오래 걸리는 선박을 인도할 때 심정은 잘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부모의 마음과 같다”고 했다. 신재희 기자 <도움말= 재단법인 바다의품, 한국해양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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